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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는 너무나 많은 의미에서 우리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이 건져주시고 또 잡아 일으켜 주셔도,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삶입니다. 이 땅의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되려 연연해하며 되돌아가는 인생들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을 일으키셔서 그 백성을 회복해 주십니다.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섬기는 우상과 그에서 비롯된 죄악된 삶을 따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족속들을 다 몰아내지 못하고, 급기야는 그들 가운데 섞여 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사사기 마지막 두 이야기와 같이 우상숭배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악행을 일삼는 무리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이스라엘 중 한 지파를, 마치 가나안 족속들을 진멸하는 것과 같이 벌했어야 했습니다.

 

‘섞여 산다’는 말은 그들 가운데 살면서 그 문화와 가치관에 빠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일들이 사사들의 이야기 속에 암시되어 있습니다. 사사기 중반에 나오는 기드온 이야기를 보면, 자신은 왕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백성들에게 우상숭배의 빌미를 제공합니다. 급기야 그의 아들은 자신의 아비가 왕이니, 자기도 왕이 되겠다고 하면서 형제들을 다 죽이고 내전을 일으킵니다. 입다는 하나님께서 요구하지도 않으셨는데, 스스로 맹세하고 딸을 번제로 드립니다. 삼손은 스스로 나실인의 맹세를 하나하나 깨나갑니다. 그들은 다 승리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패했습니다. 말씀의 가치로 그들의 삶을 돌아보고 바꿔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땅 백성들보다 더 악행을 저지르고, 심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현재 선교의 근간과 같은 로잔 선언문, 제 10조 ‘복음 전파와 문화’에서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교회가 복음보다는 자기 문화를 전파한 적이 많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 문화가 사사기 시대처럼 제대로 말씀으로 변혁되지 못한 문화이기에 더 문제가 됩니다. (로잔 언약의 표현대로라면, “교회가 성경 말씀에 매여있기보다는 문화에 매여있다.”) 우리 스스로 삶과 문화를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보고 변혁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문화에서도 그들이 ‘복음을 받아 자기들 스스로 자기 문화를 변혁하고 더 풍성하게 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주님께 영광 돌리는’ 선교입니다.

 

성경번역 선교가 제대로이뤄지면, 현지인들은 스스로 자기 민족의 문화를 점검하는 기준을 제공합니다. 번역 과정 자체에서 벌써 그 일이 생깁니다. 또한 루터가 성경 번역 과정에서 독일어와 문화를 엄청나게 부유하게 만든 것처럼, 우리말 성경도 동일한 일을 했습니다. 고난의 시대에 융성했던 말씀이 이제 세속 문화와 가치관에 쩐 우리 교회와 그 문화를 되돌아 보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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