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5 21:45
물은 말할 필요 없이 참 중요한 생명의 요소입니다. 창조의 이야기에서도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물입니다. 인간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이기에 지금이나 옛날이나 물을 확보하는 일은 참 중요했습니다. 구약 성경 시대에는 우물을 갖고 명명하는 것이 곧 주변 영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이삭이 팠던 우물들은 모두 아브라함 때에 팠던 것들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것들을 빼앗고 흙으로 메웠던 것들인데, 이삭이 그 우물들을 다시 팠고 또 이름도 아브라함이 지었던 그대로 붙입니다. 그러자 그 때마다 블레셋 사람들이 와서 시비를 걸고 우물을 빼앗습니다. 이삭은 그 때마다 그 이름 뜻을 확인하며 계속 옮겨가서 다른 우물을 파고, 결국 브엘세바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인 점이나, 그럼에도 하나님이 구해주시고 농사를 지어 백 배의 소출을 얻어 거부가 되고, 선대의 우물을 계속 파는 등, 성경은 이삭이 아브라함과 같이 부족하고 연약함에도 하나님의 큰 복을 계속 받아 누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약속의 백성을 시기하여 다투고 (에섹) 대적하여 뺏고 (싯나) 해도, 하나님은 그의 지경을 넓히시고 (르호봇), 아버지 때의 복을 다시 확인해 주십니다 (브엘세바). 비로소 우리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이삭의 하나님이 되시는 것을 봅니다.
'싯나'로 음역된 히브리 말의 본래 자음은 STN(H)로 대적한다는 뜻의 사탄과 같습니다. 믿지 않는 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브엘-세바'에서 세바는 일곱의 숫자도 되고 (일곱 개의 우물+일곱 양으로 약조), 비슷한 소리 '세부아'의 맹세의 뜻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성경에는 다음 세 가지의 상수원이 나옵니다.
1. '아인'(=눈)의 축약발음으로 '엔-'이 지명 앞에 붙은 곳들은 모두 땅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있는 곳입니다 (엔-게디, 엔-학고레 등등).
2. '브엘-' 은 땅을 파내려간다는 뜻으로 보통은 물 근원을 찾아내려간 우물을 뜻합니다 (브엘-세바, 브엘-라헤로이 등등). 이삭은 그랄 골짜기에 와디(Wadi, 건천)가 있는 곳에서 흐르는 물이 있는 우물을 파기도 합니다.
3. '볼-'은 빗물을 저장하기 위해 파놓은 웅덩이입니다. 건기에는 물없이 비게 되고, 요셉이나 예레미야의 예처럼 사람을 가두는 곳으로 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