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10:03
사사기에는 간단한 한 줄 설명으로 요약되는 사사들도 있지만, 비교적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사사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사사 옷니엘은 여호수아서와 사사기를 역사적으로 연결해 주며 여호수아 이후의 사사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왼손잡이' 사사 에훗 이야기부터 사사시대 싸이클이 돌아갑니다. 이어 간략하게 삼갈의 소모는 막대기로 승리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다음에 드보라와 바락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연이어 세 이야기에서 보이는 공통점 하나는 '의외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오른손, 철기, 남자 등의 반대 예가 정상적으로 생각되던 시대에서 그 반대 개념들이 등장하고, 어김 없이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승리와 구원을 가져다 준 것을 말합니다.
드보라와 바락의 이야기에서 드보라가 선지자 역할을 하며 바락을 이끌고, 바락이 이스라엘을 이끄나, 결국 승리의 최고 수훈은 타민족 여인 야엘에게 돌아갑니다. 4 장의 간략한 기술과 5 장 드보라의 노래를 연결시켜 보면, 전쟁은 세 단계로 치러졌습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다볼산에 집결하고, 이를 들은 시스라가 징벌군을 기혼강가에 모집했습니다. 당연히 철병거는 평지싸움에 쓸모가 있고 무적이었을 텐데, 하나님께서 기손강가에 모인 철병거를 비를 내려 무용지물로 만들어 주시고 (5:21), 시스라는 철병거를 버리고 도보로 도주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적장의 목숨을 취한 것은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이었습니다.
드보라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이 직접 오셔서(5:13) 기획하시고 (4:7) 행하신 일(4:14)인 것을 말하며, 똑같은 마음(/열정/열심)을 가진 헌신자들을 격려하고 (5:13-15, 24), 나몰라라 한 지파들을 나무라며, 반대로 교만했던 대적이나 그를 도운 자들을 비웃어주고 (5:28-30) 저주합니다 (5:23). 헌신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에 마음을 두고 동행하고 동역하는 것입니다. 순종하여 하나님과 동행하면, 그분이 앞서 행하시고 우리에게 그분의 큰 일을 체험하고 찬송 영광 돌리게 하십니다. "주를 사랑하는 자는 해가 힘 있게 돋음 같게 하시옵소서!"
다볼산 모습 (출처: http://hansaram.org/%ec%84%a4%ea%b5%90/?ckattempt=1&mod=document&uid=354)
다볼산 전투 지도 (출처: https://m.blog.daum.net/lbsok/17177073)
다볼 산은 575m 높이에 급경사이지만, 정상에는 넓은 평탄면이 펼쳐져 있어서 집결지로 최적이었고, 쉽게 공격받지 않을 곳이었습니다. 반대로 시스라의 '전차'(철병거)부대는 평지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기손강가에 모인 것입니다. 그리고 기손강은 '건천'(wadi) 즉 평소에는 말라 있다가 비가 올 때만 강물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산지에서 버티지 않고 싸우기 위해 내려오는 것은, 그야말로 보병들이 소총 하나 들고 탱크 부대에 달려드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비를 내려 병거들이 진흙에 쳐박혀 쓸모없게 만드셨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앞서 행하심을 좇아 그들을 쳐나갔습니다.
5:11, 13, 14 절에서 계속 반복되는 단어는 '내려가다' (יָרַד)입니다. 여호와께서 강림하시고, 이스라엘은 안전한 산지에서 여호와의 인도하심을 따라 철병거가 있는 이스르엘 골짜기로 내려갔습니다. 납달리와 스불론 지파가 내려왔고, 이를 도와 에브라임과 므낫세(마길)와 잇사갈 지파가 함께 했습니다. 여러 영어번역본을 보면, 르우벤 지파도 결심은 섰으나, 실제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