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31 19:25
마침내 보아스가 기업 무를 책임을 이행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재판이나 법적인 일이 결정되는 성문에 앉았다가 마침 지나가는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기업무를 의사가 있냐고 물은 것입니다. 그는 선뜻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지만, 룻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그 자식에게 기업을 물러줘야 한다는 말을 듣자 바로 발을 뺍니다. '신 벗기운 자의 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것은(신 25:5-10), 자신에게 많은 금전적 손해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아스에게는 돈보다도 하나님의 인애와 자비를 이루는 도구로 쓰임 받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제 텅 비어서 (즉 빈 털털이가 되어서) 돌아왔던 나오미의 삶이 다시 채워지고, 룻에게는 안식할 곳이 주어졌습니다. 현재의 시대적 관점으로 보면 로맨스라고는 하나도 없는 의식적인 결혼에 아이만 낳아주는 이야기 같지만, 성경은 그로 인해 택한 백성에게 놀라운 구속 역사가 쓰여지고, 하나님의 귀한 사랑이 부어지게 되었음을 일러줍니다. 룻이 나은 아들의 자손으로 다윗이 태어나고, 또 그 다윗의 혈통에서 예수님이 태어나기 때문입니다.1
기업 무를 자(redeem)의 원어는 '고엘'로 '되사온다'는 뜻을 가진 동사의 분사형입니다.2 본문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것을 희생하여 친족의 빚을 탕감해주어 자유인으로 돌아오게 해주거나, 혹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팔린 기업의 땅을 물러주고, 그 친족의 기업을 다시 이어가게 도와줌으로, 이전의 사회적 경제적 위치를 누릴 수 있도록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 자신을 일컬어 이스라엘의 고엘, 즉 구속자라고 하셨습니다 (사 41:14, 63:3).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그분의 십자가 대속의 죽음으로 우리들을 사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천국을 상속하도록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1. 이어서 사무엘상 초두에 나오는 한나의 이야기를 보면, 결혼하여 배우자를 얻는 것과 아이를 얻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성태케 하시고 열매를 주시는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보게 됩니다. 결국, 룻(을 통해 나오미)에게 주신 은혜는 보아스가 앞서 축복한 것처럼, 여호와의 은혜의 날개 아래로 찾아온 그녀에게 (룻 2:11-12) 하나님이 베푸신 놀라운 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2. 욥의 탄식(19:25)에도 나오는 고엘 (גּוֹאֵל)은, 보통 구속자(/구원자), 기업무를 자, (피의) 보수자 등 상황에 따라 세 가지로 다르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 값을 치르고 되사와서 본래의 상태를 회복시킨다는 의미입니다. 팔린 기업이나 사람을 되사올 경우 (레 25장), 심지어는 하나님 앞에 서원했던 것을 물릴 경우(레 27장)에 이 용어가 사용됩니다. 이사야서 41장부터 63장까지 구속자 혹은 구속하다의 동사형이 23회 등장합니다. 셋째 보수자의 의미는 주로 도피성의 예(민 35장 등)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친족의 피흘림에 대해 갚아주는 역할을 지칭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