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8 08:08
6장과 7장은 두 가지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을 떠난 법궤가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는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두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결국 여호와 하나님께서 승리하신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전쟁에 패하고 법궤를 빼앗겼습니다. 7:3절을 보면 그 이유가 우상숭배가 만연했던 사사 시대에 그 악한 일들이 이제는 하나님의 성소에까지 밀려들어왔고, 엘리의 말처럼 중재를 감당해야 할 제사장이 중재의 사역인 제사/예배를 무시하고, 죄에 대한 중재를 감당해야 할 곳에서 행음의 죄를 범하는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삼상 2:22-25). 우상을 섬기는 다른 민족들의 예처럼 하나님을 움직여(manipulate) 전쟁에 이기려고 했지만, 되려 패하고 궤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하나님의 궤가 이스라엘을 떠난 것입니다.
그러나 법궤는 다곤신을 굴복시키고 절단내며, 블레셋 사람들에게 재앙을 내렸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법궤를 돌려보낼 때 많은 금을 함께 실려보낸 것은 전쟁에서의 승리와 전리품을 연상시킵니다. 이스라엘도 법궤를 함부로 다뤘다가 또 재앙을 당합니다. 사무엘의 소집으로 이스라엘은 미스바에 회개하러 모였지만, 블레셋은 전쟁을 위한 징집으로 오인하고 쳐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하나님은 번개와 우뢰로 블레셋을 쳐주시고, 이스라엘이 쫓아내려가 승리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결코 패하지 않으십니다. 그 백성이 신실하지 못하여 패배를 맛볼 뿐입니다.
법궤의 이동 경로
(지도 출처: https://www.culturalbible.com/?attachment_id=1885#main)
위의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1.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온 법궤는 길갈 진에 머물면서 (수 4:17-19) 여리고성 전투를 이끌고 (수 6:6, 12)
2. 에발산과 그리심산에서의 언약 선포식 때 잠깐 이동한 후에 (수 8:30-35, 33) 다시 길갈로 내려오고
3. 이후에 여호수아가 실로에 진을 갖추면서 (수 18:1) 사사 시대 내내 엘리 때까지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4. 베냐민과의 내전 때 법궤를 잠시 벧엘로 옮겨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삿 20:27-28).
5. 홉니와 비느하스가 불경스럽게 전장(아벡)으로 궤를 옮겨갔고, 전쟁에 패하며 궤는 블레셋으로 유랑을 떠납니다 (삼상 4-6장).
6-8. 블레셋 사람들은 법궤가 내리는 재앙으로 계속 도시를 옮겨보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에벤에셀-아스돗 5:1, 가드 5:8, 에그론 5:10).
9-10. 결국 그들은 궤를 돌려보내기로 하고 법궤는 이스라엘 지경으로 돌아옵니다. 벧세메스 사람들도 두려워하여 기얏여아림으로 옮기고 아비나답의 집에 다윗 때까지 거하게 됩니다 (20년 간, 삼상 6:10, 7:1-2)
전쟁 때 사울이 법궤를 잠시 기브아로 이동하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상 14:17-18).
11. 법궤를 옮길 때 다윗이 말씀대로 하지 못하여 잠시 오벧에돔의 집에 머물고 (석 달, 삼하 6:10-12), 마침내 다윗 성으로 옮겨오며 (삼하 15:24-25, 29), 이후 솔로몬 성전에 머물게 됩니다 (왕상 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