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2 18:20
19장에서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 주인이신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고했던 앗수르 왕 산헤립의 비참한 최후가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20장에서는 신앙 개혁과 아울러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을 의지하여 앗수르를 물리쳤고 자신의 생명까지도 연장 받았던 히스기야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회개치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그의 통치 말년에서 거꾸로 계산해 보면, 이 일은 산헤립의 침입 이전에 있었습니다.)1
예전에 시리아의 군대 장관 나아만을 하나님이 도구로 사용하셨음을 말씀하셨던 것처럼 (왕하 5:1), 앗수르의 왕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19:25, 32). 그럼에도 산헤립은 교만하여 나아가 주인되신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말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19:21-24). 하나님이 남쪽 유다를 구하셨던 것은, 다름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시고, 또한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인함이었다고 (19:34) 성경은 분명히 밝힙니다.
나이 39세에 죽음을 예고 받은 그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또한 그가 15년 생명 연장을 받고 해 그림자가 10도나 뒤로 물러나는 놀라운 기적으로 약속을 확인받은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체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어 그가 병문안 온 바벨론 사신들과 동맹을 꾀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이사야가 이미 애굽의 예를 들어 강국과의 동맹에 대해 경고했음에도(사 30:1-5, 31:1-3) 이를 강행하고, 이어 이사야가 그의 행동을 쳐서 행한 멸망 예언에 대해서도(왕하 20:16-18) ‘자기 대에서는 평안하니 무슨 문제리요’ 하면서 뉘우침이 없었던 것입니다 (20:19). 이사야서를 통해 보는 것처럼 그의 개혁이 피상적인 것에 그치고 말며, 그를 이은 므낫세의 악행과, 유다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습니다. 선 줄로 생각하다 넘어질까 조심해야 합니다 (고전 10:12).
1. 산헤립의 침입이 기원전 701년인데, 히스기야 왕이 죽은 해는 기원전 686년입니다. 15년 전으로 계산을 해보면, 그가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했던 해는, 701년 혹은 바로 그 이전인 702년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생명 연장을 받았고, 신흥 바벨론과 동맹을 맺음으로 앗수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계산한 것 같습니다. 그러자 산헤립은 히스기야를 굴복시키고 바벨론 왕 부로닥발라단과의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굳이 유다 산지까지 쫓아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역대기를 보면, 이 때 산헤립에게 굴복하여 성전 금까지 벗겨내어 공물을 바쳤는데, 이후 15년 동안 나라는 번성했고, 곳간과 성전 창고가 다시 채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