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4 14:41
열왕기서에서는 므낫세가 남쪽 유다에서는 전례 없이 우상숭배와 악행을 자행한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이미 아하스가 인신 제사를 드렸던 것을 보면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며, 열왕기하에는 없지만 역대하 기록을 참조하면 므낫세가 잠시 앗수르의 포로가 되어 바벨론 지역에 끌려갔을 때1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돌아와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므낫세는 유다 역사에서 가장 오래 동안 통치했던 왕으로 무려 55년간 치리했습니다. 히스기야의 병력 때문인지, 그는 12세인 기원전 696년부터 왕위에 올라 686년까지 10 년 정도 공동 통치를 하고, 그 해부터 642년까지 혼자 다스렸습니다. 열왕기서에는 그의 통치에 대해 각양 우상 숭배와 무죄한 사람들의 피를 예루살렘에 넘치게 흘린 것에 대해 기록하고 있고, 이에 대해 앞서 북 이스라엘의 멸망에 대해 언급했던 것처럼, 동일한 기준으로 하나님이 심판하시고 결국 대적의 손에 붙인 바 될 것을 선고하십니다.
역대하에 기록된 것처럼 그가 앗수르 왕 에살핫돈에게 잡혀 바벨론 지역으로 유배로 갔던 시기는 적어도 648년일 것이며, 이를 계기로 회개한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왕위에 복원되고 돌아와 이전에 섬기던 앗수르의 신들과 팔레스타인의 신들을 다 버리고, 다시 여호와를 섬기는 신앙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열왕기하와 역대하의 기록이 극단을 오가는 것은, 두 책의 다른 목적 때문일 것입니다. 전자는 이스라엘의 멸망의 이유에 초점을 맞추고, 후자는 가장 악한 왕이라도 회개할 때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자비 아래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 이스라엘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1. 므낫세가 앗수르왕에게 포로로 잡혀 바벨론 지역에 유배된 것에 대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왜 니느웨가 아니라 바벨론 지역인가 하는 것입니다. 에살핫돈이 죽고 앗수르바니팔에 왕이 되었고, 그의 형제 사마스숨우킨은 바빌론 지역의 총독이 되었습니다. 사마스숨우킨은 얼마 가지 않아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기원전 652년에 내전을 일으키고 5년째인 648년이 되어서야 진압되고 맙니다. 이에 앗수르바니팔은 그 내전에 동조한 것으로 보이는 므낫세 왕과 다른 봉신들을 바벨론 지역으로 유배시켰던 것입니다 (IVP Background Commentary, 역대하 33:11).
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시기상으로 648년 이후에 끌려간 것이며, 바벨론 지역으로 끌려간 것은 사마스숨우킨의 내전에 동조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옳습니다. 랍비 전통에 의하면 므낫세 통치 22년차 (즉 기원전 675년)에 이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앗수르바니팔의 통치 연대기에 의하면, 기원전 667년에 이집트의 테베를 치러갈 때 므낫세가 이를 도왔다는 기록이 있어서, 그 때까지도 여전히 앗수르의 충실한 봉신이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김의원, 「구약역사」, 464-4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