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0 06:59
열왕기상 20, 21장에는 얼핏 보면 반대되는 두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합과 북이스라엘의 믿음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곧 혼합주의적 신앙에 쩔어사는 교회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기독교 신앙이 우리 삶의 얼개가 되어 있지만, 눈 앞에 닥친 문제 해결에만 급급할 뿐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순종이 없는 것입니다.
아람 왕 벤 하닷이 무리한 요구를 하며 싸움을 걸었습니다. 은금 보물을 바칠 뿐 아니라 사람까지 바치라고 한 것입니다. 사마리아 성의 장로들은 그럴 수 없다고 답했고, 이는 곧 수많은 아람 군대와의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 하나님의 선지자 한 사람이 젊은 전사들을 중심으로 기습하라고 예언했고, 아합은 그 말씀을 따라 작전을 수행하여 그 전쟁에서 이기고, 이듬해 싸움까지 큰 승리를 거둡니다. 그러나 아합 왕은 말씀대로 아람 왕 벤 하닷을 처단하지 않고 화친을 맺어 살려 보냅니다.
아합이 나봇의 포도원을 탐냈지만, 기업을 팔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율법 조항, 레 25:25-28, 민 27:1-11, 35:7) 때문에 왕으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이세벨은 거짓 증인을 세워 나봇이 왕을 저주했다 모함하여 그를 돌로 쳐죽이고 아합이 그 포도원을 가로채게 했습니다.1 율법 조항에 맞게 처리하는 듯했지만, 실상은 율법의 핵심인 십계명의 후반부를 거의 다 어긴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이 사회와 개인의 규범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불신앙과 탐욕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엘리야뿐 아니라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그들을 돌이키시려고 말씀을 주십니다. 회개할 때 불쌍히 여겨 주십니다 (21:29).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1. 아합에 관해 열왕기서를 기록한 선지자적 관점에서의 평가는 왕상 21:25절 말씀과 같습니다.
"예로부터 아합과 같이 그 자신을 팔아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한 자가 없음은 그를 그의 아내 이세벨이 충동하였음이라"
말씀을 듣고 그분의 능력을 체험하기도 했고, 하나님 말씀을 두려워하여 겸비함으로 심판을 면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을 '욕심과 우상숭배(둘의 속성은 같은 것)'에 팔아넘긴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것은 그 둘과 정반대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