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3 02:35
성경은 가나안 정복이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을 통해 가나안 사람들의 죄를 벌하시는 전쟁이요, 이것이 하나님께 속한 전쟁임을 거듭해서 말해 줍니다. 먼저 이스라엘은 길갈에서 할례를 행하고 유월절을 지킴으로 성전을 수행할 준비를 합니다.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 앞에서 신을 벗음으로, 그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목적을 섬기는 종 된 것을 확인합니다.1 또한 전투를 통해 성을 점령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성을 함락시킵니다. 나아가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진멸하라 하십니다.
말씀대로 순종하여 매일 한 바퀴씩 침묵하여 돌고, 마지막 날 일곱번을 돌고 크게 외치며 나팔을 불 때, 하나님이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멸하는 중에 정탐꾼을 선대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고백했던, 기생 라합과 그의 가정을 살려냅니다. 정탐꾼과 라합은 '인애와 진리/진실'이란 중요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약속을 합니다 (2:12-13, 15). 이스라엘은 모든 것을 진멸하는 상황에서 그 언약을 지켜 리브가와 그의 가족들을 살려냅니다.2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작 이스라엘 백성 중에 진멸할 물건을 가져와서 스스로 진멸의 대상이 된 개인과 가족이 있습니다. 아간은 탈취물 중에 일부를 자기 장막 아래 숨겼다가 그것과 함께 멸망하게 됩니다.3 라합과 그녀의 집, 아간과 그의 집이 처하게 된 엇갈린 운명에서, 다시 한번 하나님의 약속의 신실하심과 우리가 취해야 할 순종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1. 여호수아가 누구의 편이냐고 물었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여호수아에게 "아니라"라고 대답합니다. 영어식 표현("neither")을 보면, 양쪽 편 다 아니라는 뜻이며, 이는 곧 우리가 하나님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편에 서야 되는 것임을 드러내며,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성전을 행해야 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전쟁의 서막입니다.
2. 2:12절에서 선대한다는 말은 히브리 원어로 '인애' (헤세드, חֶסֶד)를 베푼다고 되어 있고, 증표를 내라는 말은 '진실한/진리의' (에메트, אֱמֶת) 표'를 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15절에서 정탐꾼들은 "인자하고 진실하게" 대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두 단어가 자주 짝으로 사용되며, 둘 모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시편 85:10, "인애와 진리"). 많은 경우 "인자와 진리"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용례에 대해서는 1년차 6/21일 묵상글을 참조해 주세요.
http://wordlovers.ca/index.php?mid=RBBBReadingPlanBoard&document_srl=14065&m=0
3. 라합은 진멸되는 가운데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구원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아간은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진리의 말씀이 가진 심판만 받게 되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라합이 옥상에 삼대를 늘어놓았다는 대목에서, 포목상이 아니었을까 추정하기도 합니다. 또한 교통의 중심지였던 여리고에 탐날 만한 시날 산 외투가 있어 그것을 집어 들어와 숨겼던 아간을 보면서, 상반되게 교차한 운명에 '옷'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음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