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8 07:09
다윗의 죄질이 아주 나빴습니다. 남의 아내를 탐내어 강간한 것이 첫 죄이고, 그것을 덮으려고 요압에게 교사하여 밧세바의 남편인 우리아를 죽인 죄 등, 섬기라고 주신 힘을 자기 욕심을 위해 남용했습니다.1 우리아의 말에서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11:11) 부하들이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데, 다윗은 직무를 버리고 부하를 착취했을 뿐 아니라 전쟁을 이용해 충직한 부하를 죽임으로 자기 죄를 덮고자 했던 것입니다.2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을 사랑하셔서 나단 선지자를 보내 그의 파렴치한 죄를 비유를 통해 드러내셨습니다. 다윗은 왕으로서 그런 자를 심정적으로는 '죽어 마땅한 자'로 여기고 (12:5) 성경이 지정한 대로 네 배의 실물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출 22:1). 그러나 동일한 성경은 강간한 자를 돌로 쳐 죽이라고 명하셨습니다 (신 22:24-25). 나단은 또한 그가 여호와 하나님을 '업신여긴' (삼하 12:9) 쓰레기 같은 인생임을 지적합니다.3
다행히도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여 즉각 회개하고, 하나님도 그를 용서하셨지만, 다윗은 죄 값을 치러야 했습니다. 밧세바가 낳은 아이가 이레 만에 죽었고, 그의 집에 칼이 떠나지 않았고, 자기 아들이 드러내놓고 자신을 욕보이는 일을 당해야 했습니다. 다윗 언약에 이르신 것처럼, 그를 제하시거나 그에게서 왕위를 빼앗지 않으시고, 대신 "사람 막대기와 인생 채찍"을 드신 것입니다 (7:14). 또한 심판 중에도 긍휼을 잊지 않으시고, 솔로몬을 주셔서 그의 위를 잇게 하십니다 (12:25). 하나님이 우리 죄를 속속 드러내셔서 회개할 기회를 주심이 은혜이고 사랑입니다 (히 12:6). 그 앞에 겸비하고 섬기는 삶이어야 합니다.
1. 사무엘하 11장에서 12회나 반복된 특징적인 단어는 '보내다 (샬랗, שׁלח)' 입니다. 다윗은 왕권을 가지고 군대를 보내고 (11;1), 정보원을 보내고 밧세바를 알아보고 (11:3), 전령을 보내어 밧세바를 데려와 동침하고 (11:4), 전장에 있는 요압에게 사람을 보내, 우리아를 보내라 하고 (11:6, 3회), 다시 우리아를 전장으로 보내되 (11:12, 14) 우리아에게 명하여 그가 전쟁에서 죽게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모르는 것처럼 사람을 보내 밧세바를 데려와 자기 아내를 삼았습니다 (11:27). 나머지 2회는 밧세바가 임신한 것을 사람을 보내어 알게 한 것과(11:5), 요압이 다윗에게 사람을 보내어 우리아가 죽은 것을 보고한 것입니다 (11:22). 하나님이 그 백성을 섬기라고 주신 힘을 다윗이 어떻게 자기 욕심대로 남용했는지, 탐욕을 채우기 위해/죄를 감추기 위해, 권세로 사람을 부려 오가게 한 것에서 잘 나타납니다.
2. 신명기 22:22-29절에서 간통 혹은 강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다윗의 경우에는 성중에서 간통했지만, 그의 왕위를 남용하여 밧세바를 데려와 동침했기에, 밧세바로서는 항거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 간통은, 위계질서 남용에 따라 강압으로 행해진 강간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밧세바가 옥상 위에서 목욕한 것을 두고 일부러 유혹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하지만, 나중에 그의 할아버지 아히도벨이 다윗을 배반한 것을 보면 강제로 일어난 것으로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3. 나단이 다윗의 죄를 지적할 때 하나님을 업신여기고, 그분의 말씀을 업신여겼다고 거듭 강조해서 말합니다 (삼하 12:10, 9). 이 때 사용한 '업신여기다 (바잫 בזה)'라는 말은(삼하 12:10), 불량자였던 홉니와 비느하스가 하나님을 멸시했던 것을 지적하고 (삼상 2:30), 사울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멸시했던 '불량배/비류(벨리알 בְּלִיַּעַל)' 들에게도 똑같이 쓰인 말입니다 (삼상 10:27). 베냐민 기브아의 남색 및 집단 강간을 시도했던 쓰레기 같은 인생들(삿 19:22),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거스르는 인생들에게 사용된 말입니다.
또한 이 일로 인해 아이가 죽을 것이라고 말할 때 그 이유에 대해 여호와의 원수가 비방할 거리를 얻게 했다는 말했는데(12:14), 이는 곧 다윗의 행위가 하나님을 너무나 욕되게 했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같은 단어의 부정사형과 동사형을 연이어 사용하는 강조법으로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데,) 이 단어 (나앛 נאץ) 역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멸시했을 때 사용되었고 (민 14:11, 23, 16:30, 신 32:19 등), 홉니와 비느하스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멸시했을 때 사용되었습니다 (삼상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