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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88편은 고라 자손의 시인데, 사방과 아래 위 어디를 둘러보아도 고립무원, 아무도 도와줄 이 없는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으로서 울부짖는 기도입니다. 마치 예레미야처럼 평생 상존하는 죽음의 위협 가운데 있었던 사람을 (88:4-6, 15, 애 3:1-18)1 생각나게 하는 것 같은 이 시편은, 이 사람이 병이 들었든지, 무고히 참소를 당했든지, 무리에서 버림 받았든지 어떤 형편에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오래 동안 이어지는 고난 속에서, 오직 하나님께 말고는 달리 소원을 아뢸 길이 없는 상황에서 기도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죽은 사람들 가운데 던져졌다'는 표현만 보아도, 이 사람이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정말 무섭기 이를 데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육신의 죽음이, 심지어는 자신의 영혼이 하나님에게조차 기억되지 않을 것이라는 영원한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갖게 할 정도였습니다 (88:14). 왜냐하면, 죽음의 자리 '스올'은 하나님께 버려진 어둠과 망각의 자리이며 어떤 긍정적인 생명의 활동도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88:10-12). 더욱이 이들은 살아 생전에도 가까운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미움받고 고립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88:8,18). 죽음보다 더한 고독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람은 날마다 기도하기를 쉬지 않고, 아침마다, 밤낮으로 부르짖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88:9, 13). 왜냐하면 하나님만이 그의 유일하신 구원자이시기 때문입니다 (88:1-2). 

 

이 시가 고라 자손에 의해 쓰여졌음을 생각하면, 아주 역설적인 면이 드러납니다. 고라가 르우벤 자손의 리더들과 함께 반역했을 때,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으로 다 그들을 떠나게 했고, 땅이 갈라져 그들을 삼켰습니다 (1년차 3/26일 묵상글 참조). 그럼에도 남은 그의 자손들이 회복되어, 성전 문지기가 되고 (대상 26:1), 찬양하는 리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2 즉,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 같으나(88:14), 늘 듣고 감찰하고 함께 아파하시며 결국 회복하실 것이라는 점입니다. 인생을 지나며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갖은 고난에 처할 때마다, 아무도 주위에 남지 않는 고립된 인생의 고독 가운데서,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고 드려야 할 기도가 바로 시편 88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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