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2 11:49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의 산헤드린)과 이들에게 선동된 유월절 군중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이라 자처한 신성모독 죄를 범했다고 죽여달라 했습니다. 이에 빌라도가 반응하지 않자, 자칭 유대인의 왕으로 시저 황제에게 반역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빌라도는 안토니우스 요새 관정 안과 군중들이 기다리는 밖 사이를 오가며,1 예수님을 살려보려 했지만, 결국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군중들의 목소리에 굴복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다 이루었다" 하신 말씀의 원어에는 '속량의 죄값(빚)'을 "다 치르셨다"'는 뜻도 있습니다.2 죽으심에 대한 표현 역시 예수님이 스스로 '영혼을 내어주셨다'고 합니다 (19:30).3 또한 다리를 꺾지 않은 상태에서 죽으심으로 다시 한번 유월절 어린양 되심과 고난받는 여호와의 종 되심을 알려주십니다 (19:33, 출 12:20, 시 34:19-20, 사 53:12). 이는 초두에 나온 세례 요한의 고백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1:29)이라는 말과 상응합니다.
이처럼 (배반과) 종교적/정치적 위선과 야합이 이뤄지며 권력을 가진 자들의 손에 예수님이 내돌림을 당하는 것 같지만,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권세와 그 힘으로 우리를 섬기신 모습을 놀랍게 대조적으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요한복음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예수님이 하나님이시며, 부당하게 자기 백성 즉 하나님의 백성에게 버림을 받아 대속의 죽음을 죽으신, 구약에서 약속하신 그 메시아이신 것을 단박에 알게 되고, 찬송과 존귀와 영광을 부활하여 보좌 우편에 앉으신 어린양께 올려드리게 됩니다 (계 5:12).
1.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18:28-19:16절이 교차대칭구조로 되어 있다고 한 것은 바로 빌라도가 관정 안과 밖을 오가며 예수님과 얘기하고 군중들과 얘기한 것이 반복되는 순서를 기초로 구분한 것입니다. (C. Marvin Pate, The Writings of John: A Survey of the Gospel, Epistles, and Apocalypse, Ch. 21)
A. 18:28-32, 관정 밖, 금요일 새벽 6시 경,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와서 예수님 처형을 요구함
B. 18:33-38a, 관정 안,
빌라도가 예수님을 신문함: 하늘나라 왕이심 선포
(빌라도가 진리에 대해 냉소적으로 반응)
C. 18:38b-40, 관정 밖,
빌라도가 유월절 특사 방면 제안했으나,
군중들이 바라바를 원함
X. 19:1-3, 관정 안,
빌라도가 예수님을 채찍질하는 정도로 놓아주려고 함
(군병들이 홍포와 가시관 씌우고 조롱함)
C' 19:4-8, 관정 밖,
예수님을 끌고 나와 체형 받은 정도로 놓아주려하나
군중들이 신성모독죄로 십자가에 못박으라 함
B' 19:9-11, 관정 안,
예수님 왕권의 근거 질문 - 하늘로부터라고 답하심
A' 19:12-16, 관정 밖 재판석, 가바다,
예수님을 끌고나가 다시 놓아주려 했으나,
군중들이 가이사에게 반역한 죄를 물어 십자가에 죽이라 하자,
예수님을 처형토록 대제사장들에게 내어줌
2. '이루다'라고 번역된 말은 '텔레오(τελέω)' 라는 동사로, 어떤 일을 끝'마치다'(완수하다), 이루다 ('응하게 하다'), (세금 따위의 의무금을) '내다' 등으로 번역되었습니다. 19:28절에서 구약의 예언의 말씀을 '응하게 하려'라고 하신 말씀에 똑같은 동사가 사용되었습니다. 복음서에 나온 용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치다 - 마 7:28, 10:23 (다 못 하다), 11:1, 13:53, 19:1, 26:1, 눅 2:39,
(2) 이루다(응하게 하다) - 눅 12:50, 18:31, 22:37, 요 19:28, 요 19:30
(3) 내다 (값을 치르다) - 마 17:24, (롬 13:6)
3. 우리말 성경에 "영혼이 돌아가시니라"로 번역된 말의 원어 표현은 '영혼을 넘겨주셨다'입니다. 흥미롭게도,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겨준 것과 (19:11, 18:35-36), 빌라도가 그들에게 다시 예수님을 넘겨준 것에도 (19:16), 예수님이 자신의 영혼을 넘겨주셨다는 말과 동일한 동사 '파라-디도미 (παραδίδωμι)'가 사용되었습니다. 19:11절 말씀처럼,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디도미 δίδωμι), 즉 하나님이 뜻하신 것이며, 예수님이 순종하여 스스로 내어주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18:36).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판' 것도 동일한 동사가 사용되었습니다 (6:64, 71, 12:4, 13:2, 11, 21, 18: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