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1 15:14
오늘 본문에는 세 가지 중요한 사건이 나옵니다. 먼저 예루살렘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난 핍박과 그로 인해 생겨난 일이며 (8:1-4), 둘째는 일곱 집사 중 한 사람인 빌립의 사역이고 (8:5-40, 사마리아, 에디오피아 내시, 아스돗), 셋째는 스데반의 순교에 앞장서서 돌을 던졌던 사울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회심하는 것입니다 (9:1-31). 극심한 핍박 가운데서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여전히 직접 또한 그분의 성령을 통해 교회와 계속 일하심을 보게 됩니다.1 더욱이 주님은 당신의 복음을 부정하고 교회를 핍박하는 데에 앞장섰던 바울을 회심시키심으로 세계 선교의 큰 그림을 그려가십니다 (9:15)
교회의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세워진 집사들이지만, 실제로 예수님의 제자들인 사도들과 (거의) 같은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빌립은 당시 유대인들이 가장 혐오했던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놀라운 역사를 일으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이 사역을 인증하기 위해 내려가 안수함으로 성령이 임하시게 합니다. 에디오피아 내시는 예루살렘에서 예배드리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사야 53장에서 대속의 어린양 되는 여호와의 고난 받는 종의 이야기를 읽고 의아해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주의 천사가 빌립을 인도하여 그 내시에게 이끌어 그분이 곧 예수님이심을 증거하여 그가 믿고 세례 받게 합니다. 빌립은 홀연히 다시 성령에 이끌려 아소도(아스돗)에 가서 사역합니다.
청년 사울은 마치 비느하스나 엘리야의 열심처럼 배교자들을 처단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주님과 그분의 교회를 핍박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흩어진 성도들을 결박하러 다메섹으로 가는 그를 만나주시고, 또한 그의 회심과 성령 세례의 증인이 될 아나니아에게도 나타나셔서, 유대교의 열심있는 바리새인 차세대 리더 사울을, 땅끝까지 그리스도 예수의 증인이 되는 하나님의 교회의 리더 바울로 바꾸십니다! 이제 사도행전은 9:31절 말씀처럼 복음이 유대와 사마리아와 갈릴리까지, 팔레스타인 전역에 퍼진 것을 확인해 주며 (9:31), 흩어진 성도들이 두루 다니면서 복음을 전함으로 땅끝까지 증인되는 일이, 성령에 '결박당한'2 바울을 중심으로 크게 일어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1. 빌립은 주의 천사, 주의 영(성령)에 이끌려 사역을 감당했고, 주님께서는 사도 바울과 아나니아에게 직접 나타나셔서 말씀하시고, 모든 민족 선교에 앞장서는 가장 중요한 인물 바울을 회심시키십니다. (빌립의 이야기에서 '주의 사자' '주의 성령' 등을 언급함으로 곧 주님이 직접 등장하시는 것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또한 스데반과 비교하여 예루살렘이 아니라 흩어진 사람들의 예로 이웃해 있으면서도 마음으로 가장 멀었던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복음 전함을 통해, 타민족에게 복음이 더 널리 전파될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바울에게 부활하신 주님이 직접 나타나시고, 또한 아나니아에게도 동시에 나타나 말씀하신 것은, 이후에 바울이 자신을 다른 예수님의 제자들과 같이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뵈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직접 주님께 보냄 받은 '사도'임을 주장하는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동시에 이 일이 베드로의 선교적 회심과 함께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며, 세계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돌파구가 열린 획기적인 사건으로 주님이 직접 이끄셨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스데반은 그의 설교에서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께 동일하게 '주'(the Lord)라는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기 위해 "야훼"라는 말 대신 "아도나이" (주, the Lord)라는 말을 쓴 것과 그것이 예수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성자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구약을 인용할 때는 주님이라는 말이 일관되게 구약의 하나님을 뜻하고, 신약의 상황에서는 예수님을 지칭할 때 쓰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약 교회 상황에서는 또한 '주'라는 호칭이 황제에게 쓰였던 것을 보면, 계시록 말씀처럼 세상의 진정한 통치자는 당시 로마 황제가 아니라 주님이심을 나타내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2. 사도바울은 이후에 자신이 성령에 매여(붙잡혀)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그것이 세계 선교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을 알고, 자신의 목숨 따위는 생각도 않고, 담담히 그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합니다 (20:21-24). 이 때 '성령에 "매여"'라고 한 말이 9:2절에서 '결박하여'라는 말과 원어로는 같은 단어 '데오마이'(δέομα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