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9 18:04
계시록에는 인, 나팔, 대접 재앙 등이 나오는데, 실제로 모두 인 재앙에 포함된 것입니다. 일곱 째 인을 뗄 때 나팔 재앙이 펼쳐져보이고, 일곱 째 나팔이 울릴 때 다시 일곱 대접 재앙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6장에는 여섯 째 인까지의 내용이 나오고 7장에 막간극 내용이 있고, 8장에서 일곱 째 인이 풀리며 나팔 재앙이 시작 됩니다. 이 모든 재앙에 있어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한도 내에서 때와 기한을 갖고 이뤄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부터 넷째 인까지는 말을 탄 자 넷이 연속으로 나옵니다. 흰 말을 탄 자는 그리스도와 유사하게 묘사되나, 말 탄 자들 전체가 땅에 재앙을 불러오는 모양이기에, 도리어 적그리스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는 점에서 큰 힘을 갖고 전쟁을 부추기는 듯 보입니다. 둘째 인의 붉은 말 탄 자는 실제 전쟁을 통한 살륙을 상징합니다. 셋째 인의 검은 말 탄 자는 기근을 뜻합니다. 넷째 인의 청황색 말 탄 자는 사망을 뜻하며 칼과 흉년과 사망과 땅의 짐승들 등을 통해 죽음을 불러옵니다. 다섯째 인에서는 순교한 이들이 대주재 하나님께 신원하는 소리가 나지만 하나님은 순교자들의 수가 차기까지 기다리라고 하시며 흰 두루마기를 통해 그들의 순전함과 의로움을 확증해 주십니다.
여섯째 인은 우주적인 혼돈에 이은 지구상의 천재지변을 묘사합니다. 앞서 의인들을 순교하게 한 '땅에 거하는 자들'이 '땅의 임금들과 왕족들과 장군들과 부자들과 강한 자들과 모든 종과 자유인' 등 사회 계층 별로 묘사되며, 그들이 하나님과 어린양의 진노의 재앙에 두려워 떠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6:10, 15-17). '허락을 받아' (6:4), '땅 1/4의 권세를 얻어' (6:5) 등의 표현과 기근에도 제한이 있는 점,1 적그리스도의 면류관도 주어진 점 (6:2) 등을 볼 때,2 이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여전히 다스리고 계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순교한 이들의 신원이 연기되는 점에서까지 이 사실이 확인됩니다 (6:10-11). 다시 한번 우리의 시선을 상황을 넘어 하나님께로 돌려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1. 실제로 디도 (Titus) 황제가 예루살렘 공략 시에 올리브 오일을 얻을 수 있는 감람나무(olive trees)와 포도주를 얻는 포도나무는 보전해 두라 명했습니다. 이 말을 통해 당대 사람들은 예루살렘 멸망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말탄 자들에 대한 이미지는 네로 환생설과 바대인들에 대한 로마의 공포를 떠올리게 했던 것들입니다. 5 장, 7 장에서 어린양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찬양의 내용도, 시저를 칭송할 때 사용하는 말들을 그대로 따옴으로써,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주인이시고 다스리시는 분이심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또한 '하늘이 말리고'와 같은 우주적 재앙의 표현들도 구약에서 따옴으로써 (사 34:4, 겔 32:7, 욜 3:3-4, 합 3:6,11), 계시록이 당대의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고, 구약의 묵시적인 요소들을 결합하여 장차 임할 마지막 날의 심판을 당대인들의 마음에 와닿게 표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2 절에서 '면류관을 받아'와 4 절에서의 '허락을 받아' 모두에 '주다'(디도미 δίδωμι)라는 동사의 3인칭 단수 수동형이 사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