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1 19:01
인 재앙과 마찬가지로 처음 네 나팔은 땅 위에 재앙을, 다섯째와 여섯째는 우주적 재앙을, 그리고 마지막은 일곱째 나팔은 다시 일곱 대접 심판을 여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재앙들은 출애굽 때의 열 가지 재앙들과 많이 닮은 것들이며, 또 가깝게는 당대의 화산폭발로 도시가 땅 속에 매장되는 일이나,1 바대인들의 침입 위협 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일곱 나팔 재앙이 시작되기 전에 하늘이 고요해지며 성도의 기도가 천사의 도움을 거쳐 하나님께 이르고, 이는 제단의 불과 섞여서 천사에 의해 땅에 큰 재앙으로 쏟아부어집니다. 이로 보건대, 성도의 기도에는 이미 다섯 째 인 재앙에서 나온 것 같이 순교자들의 신원이 담겼다고 볼 수 있으며 하나님이 들으시고 갚아주심을 알 수 있습니다 (8:3-5, 6:9-11).
첫 나팔에서는 피 섞인 우발과 불이 땅에 쏟아져 땅과 수목의 1/3이 불타고, 둘째 나팔에서는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저 바다 1/3이 피가 되고, 셋째 나팔에서는 쑥이라 불리는 불 별이 떨어져 담수의 1/3이 쓰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넷째 나팔에는 해 달 별의 1/3이 영향을 받아 그만큼 빛이 (시간적으로) 덜 비취게 됩니다. 성경 역사로는 출애굽의 피, 우박, 흑암 재앙 등을 떠올리게 하며, 당대 역사에서는 폼페이가 땅에 매장된 베수베우스 산의 화산 폭발의 이미지가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다섯째 나팔에서는 무저갱에서 나온 메뚜기들이 군대의 모양을 하고 이마에 하나님의 인침을 받지 못한 자들만 해치는데 전갈에 쏘인 것 같은 고통을 받으나 죽지도 못 하게 합니다. 여섯째 나팔이 울리자, 유브라데 강 건너편에서 진군해오는 2 백 만의 마병대가, 입에서 나오는 불과 유황 연기로 역시 1/3의 사람들을 죽입니다. 그럼에도 땅에 사는 사람들은 회개치 않고 우상숭배와 죄악을 계속합니다. 다시 한번 출애굽 당시의 메뚜기 재앙이나 요엘서에서 언약을 어긴 이스라엘에게 임한 하나님의 진노를 연상시키며, 또한 당시 로마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바대인들의 침입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상 제국에 대한 하나님의 어김 없는 심판을 보여주면서,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는 천상의 존재로 분리되어 보호 받고 있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장면입니다.2
1. 폼페이는 나폴리 만 연안의 도시로 79년에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 인구의 1/10인 2천 명 가량이 죽었고, 도시가 6-7m 두께의 경석과 화산재 밑에 묻혔다가, 1592년부터 차츰 차츰 발굴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기는 다르지만, 동일한 화산 운동으로 인해 근처에 있는 바이아는 4세기 경 베수비우스 산의 마그마 운동으로 인해 도시 절반 이상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폼페이 유적의 3배 이상의 면적). 폼페이도 그렇지만 바이아는 로마 황제들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향락과 타락의 도시였습니다.
2. 흥미롭게도 일관되게, 하나님과 하늘에 거하는 하나님의 백성에 대해서는 '장막을 친다'는 뜻의 동사 '스케노오'가 쓰였고 (7:15, 12:12, 13:7, 21:3), 사탄과 땅에 거하는/사는 자들에 대해서는 특정 지역에 거주해 산다는 뜻의 '카토이케오'라는 동사가 쓰였습니다 (2:13, 3:10, 6:10, 8:13, 11:10, 13:8, 13:12, 13:14, 17:2, 17:8). 결국, 우리는 이미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하늘에 사는 자들이며, 땅에 사는 이들은 심판의 대상인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