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0 22:39
계시록 7장은 여섯 째 인과 일곱 째 인 사이의 막간극이고,1 그 내용은 하나님의 종들로 소개되는 이마에 인 침을 받은 이스라엘 12 지파의 144,000명과, 그 일 후에 보게 되는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아무도 셀 수 없는 큰 무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144,000에 대해 유대인들로만 보는 견해와 믿는 모든 사람들로 보는 견해 등 여러 다른 해석들과 심지어는 그것들이 자신들만을 의미한다고 하는 이단들이 많으나,2 분명한 사실은 144,000이나 또한 아무도 셀 수 없는 큰 무리 모두 다 하나님의 은혜로 능히 큰 환난을 이기는 점입니다.
세대주의나 신사도운동 백투예루살렘 인터콥 등의 운동에서 144,000을 문자적 이스라엘 사람들, 즉 유대인들로 보지만, 그들이 '하나님의 종'이라고 일반적으로 불린 점이나 에브라임, 단 지파가 빠져있는 점 등에서 보다 상징적 의미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성도들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면, 구약의 하나님 백성 중에서도 신실하게 믿음을 지키고 남은 자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인 재앙을 베풀 네 천사를 향해 이 144,000의 이마에 표시하여 (14:1 참조) 지키시기 전까지는 재앙 내리는 것을 잠깐 멈추고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요한은 당대의 유대인들을 비롯한 여러 민족 출신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루살렘 멸망 전에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예루살렘을 떠나 도피했던 익숙한 이미지를 또 사용하여3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을 상기시켜줍니다.
요한은 이 모습 다음에는 어린양의 피로 구속되고, 큰 환난을 이기고 나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가지를 들과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서 큰 소리로 찬양하는,'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 출신의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를 보게 됩니다. 이들은 묘사된 것처럼 이 땅에서 모든 환난과 핍박을 이기고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이제는 언제나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고, 하나님은 반대로 그들 위에 장막을 치고 함께 하사, 직접 그들을 위로하시고 입히고 마시우고 먹이실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마침내 온전히 이루어지는 모습이며,4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길이 지금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킴과 함께, 마지막 날 보좌 앞에서 모든 민족이 함께 예배할 것을 바라보게 합니다.
1. 1절과 9절에 나오는 '이 일 후에'라는 표현은 시간적 순서보다도 장면/내용의 전환을 뜻합니다. 보통 '~와/과 함께' 라는 뜻을 지닌 전치사 μετά가 사용되었는데, 특정 사건, 시점이나 시간을 뜻하는 내용과 함께 쓰일 때는 ~후에 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예, 마 17:1, 24:29, 막 1:14). 그러나 본문에서는 지시대명사만 사용되어 '이와 함께'나 '또한' 정도로 직역될 수 있습니다.
2. 일례로 여호와의 증인은 144,000명만 천국에 간다고 말함. 유사하게 신천지에서도 그들이 144,000이 채워지면, 하늘에 있는 순교자들의 영혼이 신천지인들의 육체에 들어가 영생부랏의 존재로 변화하고 왕같은 제사장들이 되며 세상 사람들이 신천지 말씀을 배우로 돈 싸들고 모여든다는 터무니 없는 교리를 전개합니다. 그 안에 드는 조건과 시간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3. 유세비우스의 교회사에 의하면, 예루살렘에 거하던 유대인들은 로마의 포위에 임박하여 그곳을 떠나라는 계시를 받고 베레아 지역으로 도망했다고 합니다. 이후로 정통 유대인들은 회당 예배에서 사용되는 18개 항의 축복 선언문 (benedictions)에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이단들을 저주하는 항목을 추가했습니다 (12번 항목).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회당에서 예배드릴 수 없었고, 당연히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인으로서 이것을 말하며 회당 예배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4. 하나님은 창 13:16, 15:5 등에서 아브람이었을 때 땅의 티끌과 하늘의 뭇별 등에 비유하여 셀 수 없는 많은 자손을 약속하셨고,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신 것도 그 많은 자손들이 여러 민족에서 나올 것을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창 17:4-5), 창 32:12에서는 바다의 모래에 비유하셨습니다. 결국, 이런 모든 말씀들이 계시록 7:9절의 말씀에서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요한이 환상 가운데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임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