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30 04:10
선지서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서를 배경으로 살펴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여로보암 2세 때에는 그것이 반대가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경이 보는 현실과 세속 역사가 보는 현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속 역사로 볼 때, 여로보암2세 때는 솔로몬 시대에 버금갈 정도의 부강한 나라로 이스라엘이 회복되었습니다. 아람(시리아)의 위협에서 벗어나 솔로몬 당시의 영토를 회복하고, 선대 왕 때부터 남유다도 영향권 아래 두어 정치/군사/경제적으로 선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의 통치 후반에는 남유다도 선전하여, 적어도 므나헴 왕 때까지는 그런 대로 잘 버티는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보이는 여로보암2세의 치적(?)을 열왕기 기자는 단 한 문장으로 기록합니다.
"여로보암이 이스라엘 지경을 회복하되 하맛 어귀에서부터 아라바 바다까지 하였으니" (왕하 14:25)
그마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불쌍히 여기신 결과라고 그렇게 성공적으로 보인 이유를, 훨씬 더 길게 설명합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고난이 심하여 매인 자도 없고 놓인 자도 없고 이스라엘을 도울 자도 없음을 보셨고 여호와께서 또 이스라엘의 이름을 도말하여 천하에 없이 하겠다고도 아니하셨으므로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의 손으로 구원하심이었더라" (26-27)
사실 여로보암2세 때의 선전은 앗수르가 내분으로 외부에 신경쓸 여력이 없을 때 ‘반짝’ 반사 이익을 본 것이고, 아람의 세력이 약해져봐야 이스라엘로서는 방호벽이 얇아지는 꼴이었습니다. 사실 솔로몬 이후 강성해진 아람은 바벨론 지역까지 다 차지할 정도의 강국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공용어가 아람어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본문에 나오는 요나가 활약한 때보다, 약30년 정도 뒤에 사역한 아모스와 호세아 선지자의 말을 들어보면, 이스라엘은 우상 숭배와 그로 인한 사회적인 불의와 악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곧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 예언은 여로보암 2세 사후 약 40년 만에 현실이 됩니다.
이 말씀의 뜻은 결국, 하나님의 백성이 참 신앙과 은혜 받은 백성에 걸맞는 삶 없이 살았을 때, 너무나도 기막힌 현실에 처하게 되고, 겉으로 보기에는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 같으나 이미 멸망받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런 그들에게 요나가 전한 고토 회복의 예언/복음은 무슨 뜻이었을까요? 반대로 이들에게 하나님의 심판 도구가 될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에 전한 회개 촉구의예언/복음은 저희에게 무엇을 시사하나요?
선교한다고 앞다투어 나아가 복음 전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말씀을 주시는 걸까요? 복음을 전하는 민족(/나라)의 교회가 어떻게 될 것이며, 복음에 적대적인 민족(/나라)는 복음에 반응하여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역설이 아닐까요? 선지자 요나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며 하나님을 떠나 멀리가고, 되려 이방인 선원들이나 적국 니느웨 백성들은 회개하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 역설인지요? 하나님은 대체 누굴 사랑하시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