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4 09:58
11-14 장에서는 예배의 상황에서 일어났던 세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기도할 때 머리를 가리지 않는 것, 성찬에서 가난한 자들을 무시하는 것, 방언으로 예언하는 것 등인데, 11장에서는 앞의 두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큰 원칙들 즉 '그대로 있는 것', '얕은 지식이 아니라 희생하여 섬기는 사랑'의 원리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신앙이 수구적인 것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기심과 탐욕을 거스르는 십자가의 원리는 언제나 혁명적입니다.
예배에서 기도할 때나 예언 즉 성령의 감동으로 받은 말씀을 나눌 때에 여인들이 자유분방하게 (소위) 미사보(라 불리는 머리 가리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드러내는 것이 성적 유혹 혹은 도발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여인들이 머리를 가리고 다니는 것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린도교회에서는 일부 부유한 여인들이 머리 장식을 뽐내려거나 혹은 소위 영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예배 시에 머리카락을 드러내놓았기에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바울은 창조와 구속과 종말의 원리1 모두를 적용하여 자유할 수 있어도 스스로 권위 아래 순종하는 선택을 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성찬 때에 일찍 오는 사람들이 먼저 자신들의 음식을 가져감으로써,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 없게 되는 것이었고, 특히 부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장소에 차별을 둠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11:22). 이는 성찬의 제정자이신 주님이 부요하신 자로서 자신의 것을 다 내어주셔서 우리를 부요하게 하신 것이나 (11:23-26, 고후 8:9 참조), 초대교회에서 부한 자가 가난한 자나 유무상통하며 떡을 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니다 (행 2:41-17 참조). 세상의 원리가 교회에 침투하여 성경의 원리를 흐뜨러트릴 때마다, 우리는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 주님의 본을 따라야 합니다.
1. 바울은 창조의 원리에서 여자가 남자에게서 났다는 말을 통해 (전통적으로 결혼 관계에서) 여자가 남자의 권위 아래 있음을 말하고 (11:8-9), 그러나 동시에 남자도 여자에게서 나며 "주 안에는"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않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않다고 말함으로써 주님의 구속 안에서 남녀 모두가 온전하게 회복되었음을 밝힙니다 (11:11-12). 또한 "천사들로 말미암아 권세 아래 있는 표를 그 머리 위에 둘지니라" 말함으로써 (11:10), 이미 천사를 다스릴 자로서 (6:3), 마지막 때에 천상의 지식을 깨달은 사람으로서 (13:1, 7:29-31 참조), 도리어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 아래 있는 것을 보여주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