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7 03:57
[시편 97편은 1년차 4/7일 묵상글에서 이미 다룬 바 있어, 이번에는 한두 가지 주요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시편 93-100편은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신정시들로, 두 편씩 짝을 이루고 있는데, 97편은 98편과 짝을 이루어 만방의 모든 신들까지도 여호와께 경배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각 나라와 민족 지역마다 다 자신들이 섬기는 신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신이시며 경배 받기 합당하신 하나님이심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애굽의 이미지와 함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의와 공평'이라는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공평은 판단, 다스림 이란 뜻으로 '사사'라는 말의 어근이 '샤팥'에서 온 명사형입니다. '재판/판단'이란 의미에서 '공평, 공의' 등의 뜻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짝을 이룬 의(쩨뎈)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되어, 각각의 의미를 갖든지 혹은 의로운 판단/재판이란 뜻으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본문에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의와 공평'에 기초한 것으로 보고, 불의하고 판단을 굽게 하는 다른 신들(우상들)과 그들을 섬기는 나라들과 대조하여, 그분의 다스리심에 땅끝과 먼 섬들까지 다 기뻐하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같은 조합이 며칠 전 살펴본 시편 88:14절에도 나오는데 하나님의 '의와 공의'가 '인자와 진리'와 짝이 되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의로운 판단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그분의 언약에 기반한 무한하신 사랑과 용서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임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곧 십자가로 연결되며, 시 85:10절 말씀처럼 '인자와 진리'가 '의와 화평'과 짝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즉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살리시기 위해 그들의 죄를 대신 갚아주시고 의롭다하시는 놀라운 은혜 부어주심이, 이미 구약에서부터 계속되어 온 중요한 개념인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그분이 다스리시니 기뻐하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