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9 05:22
오네시모는 골로새에 있는 한 가정교회의 리더인 빌레몬의 종이었는데, 거짓말 혹은 도난의 죄를 저지르고 도망친 노예였습니다. 로마에서 바울을 만나 회심하게 되고, 바울은 그런 오네시모를 골로새 교회에 돌려보냅니다. 그의 신실한 동역자 두기고와 함께 오네시모를 보내면서, 그가 바울과 함께 형제 되고, 믿음의 동역자 된 것을 확인해 줍니다. 동시에 빌레몬에게 오네시모의 잘못과 빚진 것 등을 용서해 주기를 바라고,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형제와 동역자로 대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오네시모란 이름은 '도움이 되다,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주인에게서 도망쳐 나온 오네시모는 더 이상 유익한 자가 아니라 반대로 무익한 자가 되었습니다 (1:11a).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을 믿고 회심한 그는, 바울에게 아주 유익한 사람이 되어 그의 복음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바울은 계속해서 그를 곁에 두고 요긴하게 동역하도록 할 수도 있지만 (1:11b-12),1 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과거의 잘못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중재자가 되어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돌려보내며 용서를 통한 관계 회복을 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사회법에 의하면 도망친 노예는 주인의 손에 잡혀 죽어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빌레몬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해달라고 부탁하며, 동시에 그가 금전적인 손해를 입힌 것이 있다면 자신이 대신 갚아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이미 디도가 빌레몬을 섬기는 대신 자신을 많이 섬겼음과, 빌레몬도 바울에게 많은 사랑의 빚을 졌음을 언급하면서 넌지시 빌레몬에게 그를 용서해줄 것을 강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후에 속사도 중 한 사람이 이그나티우스가 빌레몬을 에베소의 감독으로 언급한 것을 보면, 바울의 십자가 지는 희생과, 빌레몬의 용서, 예수 공동체(교회)의 신분과 지위를 무론한 일꾼 세움 등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도 교회가 또 보여줄 진정한(/내면적) 혁명은 바로 이런 십자가의 용서와 회복입니다!
1. 빌레몬서 1:12절에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내 심복"이라 부릅니다. 심복은 헬라어 원어로는 "내 창자"란 뜻입니다. 예수님이 민망히 여기실 때도 "창자의 아픔"이란 표현을 쓰셨던 것처럼, 헬라어에서는 안타까이 여기고, 애끊는 사랑을 장기로 표현할 때 이 말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