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5 15:53
요한계시록은 요한이 밧모섬에 유배되었을 때 성령께서 보여주신 대로 아시아의 일곱교회에 주시는 말씀을 적은 편지이자 (1:4, 11), 예언이요 (1:3), 묵시/계시1입니다 (1:1). 교회는 안팎으로 이단의 위험과 네로 때부터 사교로 지목된 것으로 인해 황제숭배를 강요받는2 로마제국의 핍박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악의 세력이 지배하는 것 같은 세상이나, 도리어 하나님이 다스리고 계시는 천상세계의 모습이 실재(true reality)인 것을 요한에게 보여주심으로, 요한과 그를 통하여 말씀대로 순종하는 성도들을 독려하여 승리하게 해주십니다.
요한은 이 모든 계시의 말씀이 본래 하나님께서 그 아들 예수님께 속히 이뤄질 일에 대해 보여주신 것인데, 그것을 다시 천사를 통하여 요한에게 또 보여주신 것이라고 합니다 (1:1, 22:6). 요한은 성령에 이끌려 그가 보았던 모든 것을 신실하게 다 기록하였고 (1:2), 이 말씀을 각 교회의 사자들(즉, 천사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2-3장에 나오는 각 교회에 대한 개별적인 예언과 4-22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 주시는 계시의 말씀이 이에 포함됩니다.
주님은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 (1:4, 8), 즉 영원한 하나님으로 이 땅에 오시고 (초림),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1:5-6), 이제 심판주로 다시 오실 분이십니다 (재림, 1:7). 요한은 바로 이 살아계신 주님의 오심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과 재림을 증거하다가 밧모 섬에 유배된 자로, 동일하게 헌신하는 성도들에게 그분의 살아계심과 지금도 다스리심과 이제 재림하여 영원히 모든 민족 모든 사람들을 심판하실 것임을 되새겨주며 신실하게 믿음을 지키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기록된 이 말씀을 읽고, 듣고,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다고 말합니다 (1:3). 환난과 시련과 도전의 한 가운데 있는 우리에게 이 모든 상황 너머에서 진정 다스리고 계시는 주님을 보도록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1. 묵시는 하나의 문학적인 장르로, 기원전 200년에서 기원후 200년 사이에 있었던, 주로 유대 묵시 문학 형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바벨론-메대/바사에 이어) 헬라-로마로 이어지는 제국들의 통치 아래서, 늘 신앙의 타협과 우상숭배에 노출되어 있던 유대주의자들은, 말씀에 주력하는 현실 삶에서의 율법 실천을 강조하는 바리새파와, 분리와 은둔 중에 천국의 도래를 염원하는 (하시딤)과 에센파 등의 운동으로 반응했습니다. 묵시 문학은 특히 다니엘서를 많이 닮아 있으며, 환상과 비전에 근거하는 면에서는 예언서와 묵시문학이 유사하나, 시편이나 선지서들(예언서 범주)에서는 주로 하나님 백성과 메시아에 대해 집중하는 반면, 묵시문학에서는 이 세상 제국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이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류의 책들을 보통 위경(pseudepigraphy)이라고 부르며, 정경에 비해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2. 로마에서는 여러 공인 종교가 있어서, 각 민족들의 고유 종교를 인정해주고 있었습니다. 유대교도 그 중 하나였으며, 사도 바울의 예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실정법을 어기지 않았고, 공인종교 중 하나로 인정받는 유대교에 신실한 사람이었음을, 고소당할 때마다 강조함으로써 그의 선교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사교로 지목받으면서, 유대교에서는 당연히 이단시되었기에, 유대인들의 핍박과 로마의 다른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게 되었고, 이는 당연히 황제숭배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신앙에 따라 예배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