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ㆍ사역 소식

제목박요섭, 조선향 동역 서신 34호2017-03-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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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 점검을 잘 마쳤습니다

성경 번역의 마지막 단계 중의 하나인 자문위원 점검. 카니누와 팀에게는 이번이 네 번째였습니다. 번역자로 잭과 실버스터, 점검자로 레비와 사이몬, 그리고 이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자넷, 5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에는 점검자들이 덜 긴장하고 여유를 보이며 자문위원의 질문에 척척 대답을 잘 했습니다. 덕분에 점검은 (레위기~사무엘하 일부분, 525절) 예상보다 일찍 끝났지요. 이번 점검이 이전의 점검들과 크게 달랐던 점이 있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독립’ 입니다.

먼저 카니누와 번역자들이 ‘독립’했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점검이 진행되는 동안 자문위원이 수정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 줍니다. 그러면 번역자들이 잘 듣고 기록해 두었다가 이후 수정하는데 참고하는데, 이전까지는 ‘박선교사, 조선교사 두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번역자들이 기록을 소홀히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저희 번역자들에게 맡겨 보았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제 너희가 책임지고 하는 거다. 이전에 우리가 하는 것 잘 봤지?’ 하면서 점검하는 내내 지켜 보기만 했습니다. 결과는 잭, 실버스터가 잘 해냈습니다.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급한 것 같아 참으로 기뻤습니다. 신실한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그들로 하여금 포기하지 않게 하시고 지금까지 조금씩 조금씩 그들의 보조에 맞춰 주신 하나님, 그 하나님이 저희와 동역자님의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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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자넷, 실버스터, 잭, 조애나 선교사, 사이몬, 레비


그리고 카니누와 공동체가 재정적으로 ‘독립’했습니다. 점검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경비를 카니누와 공동체가 전부 부담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바이탈 프로젝트에 속해 있었기에 외부의 지원을 받았었지만, 이제는 바이탈 프로젝트가 끝나고 카니누와 종족이 독자적으로 번역을 진행하기에 외부의 지원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점검을 받을 수는 있으려나…’ 했습니다. 700여명 되는 작은 공동체가 부담하기에는 생각보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지요. 먼저 마을이 있는 섬에서 알로타우 타운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배도 타고, 트럭도 타야 합니다. 알로타우 센터에 있는 숙소에 머물 수 있는데 물론 숙박비를 내야 하지요. 이번 점검의 경우 일주일 정도를 예상했기에 그에 필요한 식품들도 사야 했습니다. 지난 번 마을 방문 때 번역 위원회에게 필요한 예산을 알려 주며 하나님께서 어떻게 공급하실지 기대하며 함께 기도했는데, 마침 작년 11월 미니성경 봉헌식을 축하하러 온 지역 의원을 통해 공동체에 재정이 생겼습니다. 이 재정을 카니누와 공동체가 자문위원 점검 받는데 쓰도록 허락을 해 준 것이지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10년만에 그들의 손에 쥐어진 미니성경을 보고 이 일이 계속되도록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마을 공동체에 부어 주신 마음입니다. 새로 선출된 번역 위원회 부위원장인 도미닉이 직접 경비를 챙겨 왔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당당한지 모릅니다. 물론 그 또한 이 일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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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성경이 봉헌되어 카니누와 언어로 읽고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문법에 대해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성경을 번역하는 번역자들과 카니누와 언어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우까룸빠에서 지내는 동안 이전에 바이탈 프로젝트 기간을 비롯하여 시간되는 대로 조금씩 분석하였던 것들을 중심으로 카니누와 문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9월에 있었던 문법 웍샵을 통해 카니누와 언어가 속해 있는 오스트로네시안 언어 군의 공통된 특징들과 카니누와 언어의 독특성을 살펴 보았고, 12월, 1월 두 달간은 한국의 성경번역 선교사 훈련 기관인 아릴락(ARILAC)에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신 김운용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그 동안 미진했던 여러 부분들을 잘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에 계신 언어학 자문위원인 씨씨(Sissie) 선교사님과 이메일로 교신하며 문법책을 계속해서 수정, 보완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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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마을에서는...

2017년 번역위원회가 새로 구성되었습니다 (위원장/리바이, 부위원장/도미닉, 회계/피터, 서기/케일로). 이들이 번역팀과 잘 협력하여 계속해서 번역이 진행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번역팀이 작년에 참석했던 TTC1(번역자 훈련프로그램)의 과제인 룻기와 에스더서 초벌 번역을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영어로의 역번역까지 스스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아울러 시편, 잠언, 전도서 일부의 마을 점검도 잘 마쳤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카니누와 번역자들과 공동체를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로 격려해 주세요.


기도해 주세요.

1. 저희 팀 점검을 맡아 주신 조애나 프램프턴(Joanna Frampton) 선교사님이 현재 구마와나 (Gumawana) 팀 점검을 하고 계시고, 18일 토요일에 뉴질랜드로 가시는데 비행기가 잘 연결되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 저희는 3월 29일 수요일에 마을로 들어 갑니다. 4월 첫 주에 룻기, 에스더 역번역을 점검하면서 7월에 있을 자문위원 점검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3. 4월 둘째 주 고난주간에는 번역 위원회 주관으로 마을에서 성막(Tabernacle) 웍샵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지도자들과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포함해 20명 정도 참석할 예정인데 저희가 알로타우에서 필요한 자료들을 잘 구입하고 준비해서 마을로 가져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말씀이지요? 지난 2월 이 말씀과 함께 빌립보서 1~4장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암송하고 공부하며 ‘기쁨’과 ‘감사’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저녁에 눈을 감을 때까지 수시로 ‘주님,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기뻐하겠습니다!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외쳐댔습니다. 자문위원 점검이 진행되는 동안 사탄은 다양한 모습으로 저희 팀을 공격했는데 이 선포로 인해 상황과 상관없이 ‘기쁨’과 ‘감사’가 풍성할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 은혜가 동역자님이 계신 그 곳에도 차고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2017년 3월 11일

기쁨과 감사 가득 담아

파푸아뉴기니에서 박요섭, 조선향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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