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은 뒤로, 사무엘서의 이야기는 표면에 보이는 모습과 심층에 흐르는 본질적인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됩니다. 독자들은 허울뿐인 왕의 지위를 가진 사울과, 실제적으로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로서의 다윗의 모습을 이미 확인했습니다. 이제 다윗이 쫓기는 상황이 되면서,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의아해 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윗은 어려움 중에도 더욱 더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로 묘사되고, 사울은 개인(과 가문)의 욕심을 위해 다윗을 없애려는 불쌍한 인물로 몰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2장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을 몰살시킨 것은 그가 더 이상 하나님을 섬기는 왕이 아니라, 자신을 섬기는 왕이 되었음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인 것을 보여줍니다. 더욱이 이 일로 인해 가까스로 살아남은 유일한 제사장 아비아달이 목숨을 구하여 다윗에게 갑니다. 이로써 비록 쫓기는 다윗이지만, 그에게는 군대가 있고 (아둘람 굴에 모인 사람들, 22:2, 23:13) , 하나님의 선지자가 있고 (갓, 22:5), 하나님의 제사장이 있어 (22:20-23), 이미 그가 나라의 왕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더욱이 쫓기는 중에도 자기 목숨을 걸고 블레셋의 공격을 받은 그일라 성 사람들을 구하러 갑니다. 사울이 그런 다윗을 보고 "문빗장이 있는 성에 들어갔다"고 한 말을 보면 (23:7), 다윗은 사울이 자기를 쫓아오면 그 성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될 줄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 백성을 위하여 하나님의 싸움을 싸웠던 것입니다. 누가 진정 왕입니까? 지위는 형식적인 것뿐입니다. 진정 섬기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목숨을 내어놓고 헌신하는 대상이 그 사람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크고자 하거든 섬기는 자가 되라' 하심과 같습니다 (마 20:26, 27).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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