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앞부분은 여전히 사사시대가 그 배경인 것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엘리는 제사장이자 사사였습니다. 또한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지는 모습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우상숭배와 죄악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실제로 후에 나오는 미스바에서의 회개 내용을 보면 이 사실이 분명해 집니다 (7:1-6). 앞서 하나님이 세 차례나 엘리 스스로, 한 선지자의 입을 통해, 사무엘을 통해 예언하신 대로, 아벡에서의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패배하고, 하나님의 법궤는 빼앗기고,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사하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엘리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앞으로 고꾸라져 죽습니다. 더욱이 4-6장에서는 전쟁에 진 다음 하나님의 법궤가 유랑을 떠나 다시 이스라엘에게 돌아오는 여정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사무엘서 기자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법궤의 이동 장면들을 묘사하면서, 하나님이 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는 신으로 조종당할 수 없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승리를 만끽하기 위해 다곤 신전에 법궤를 가져다 놓았지만, 다곤이 법궤 앞에 경배할 뿐만 아니라, 팔다리고 잘려나가고 맙니다. 이스라엘은 패배했지만, 하나님은 승리하시고, 블레셋 사람들에게 재앙을 내리십니다. 어느 도시로 옮겨보아도 동일한 재앙을 면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은 곧 법궤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돌려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많은 경우에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선행이나 하나님을 달래는 어떤 행위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 뜻하는 소원을 들어주셔야 한다는 식의 '하나님 조종법'을 구사하려 들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며, 하나님은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계시고 행하시며, 그분의 기쁘신 뜻대로 행하시는 분임을 우리가 깨닫도록 해줍니다.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