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장 본문 말씀은 모세의 셋째 설교이며,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과 저주'라는 주제를 그리심산과 에발산이라는 실물교훈의 장소에서 선포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27장에서는 개인과 낱낱의 죄에 대한 선포를 하는 반면, 28장에서는 공동체 전반의 배교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어서,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언약의 말씀을 선포하도록 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라고 명하는 것과 연결되어 '오늘날/오늘'이란 말이 신명기에서 무려 50번이 넘게 사용될 정도로 신앙의 현재성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그리심산과 에발산은 각각 세겜 평지의 남쪽과 북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심은 잘라낸다는 뜻이고 에발은 '헐벗은, 민둥, 돌'이란 뜻입니다. 그리심산의 이름 뜻 즉 죄 혹은 과거의 죄로 가득한 삶과의 단절과 또한 그 푸르고 기름진 모습에서 복되고 풍성한 삶을 깨닫게 됩니다. 에발산에 돌단을 쌓으라고 하신 것은(4절) 거기 있는 돌을 그냥 가져다 쌓기 쉬운 점이 있기도 하고, 에발산은 돌이 많아 상대편의 푸른 그리심산에 비해 황폐해 보이므로, 저주를 선포하기에도 적합합니다. 그렇게 보면, 축복과 저주에서 경고의 성격이 훨씬 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대 조약문의 형태를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출애굽 과정과 광야 삶에서의 이스라엘의 불순종을 직접 지켜본 모세였기에, 신명기를 통해 엄히 경고의 말씀을 주려했던 전체 맥락과 어조에도 잘 맞습니다. 자연법칙이란 만물이 지으신 그 하나님께 순종하는 결과를 우리가 발견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으신 만물 중에 유일하게 사람만이 하나님이 의도하신 바를 자유의지로 거스르곤 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본래 복 주시는 것입니다. 즉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과 그 의도는 우리를 복 주시는 것인데(4/14 묵상글 참조), 우리 스스로 그 복을 차내버리는 것입니다. 오늘도 풍요로운 세겜 땅 삶의 한 복판에서 에발산의 돌 단에서는 선포되는 경고의 말씀을 듣고, 회개를 뜻하는 그리심산의 복을 우리 것으로 택합니다.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