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느헤미야의 배경으로 에스더를 살펴보았던 것처럼 (아래 도표와 9/25일 묵상글 참조), 에스더는 에스라-느헤미야보다 한 세대 앞선 인물입니다. 에스더 내용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때와 세우신 자리, 영향력과 후손에게 남겨줄 유산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1-3장에는 에스더 서 내용 전체에서 위기와 갈등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서술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숨은 손'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도드라져 앞에 나와 보이는 어떤 일들의 배경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일하심, 그분의 다스리시는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에스더서 초반부를 현대적인 눈으로 보면, 그나마 가부장적이었던 사회에 그 기준을 거듭 강조하는 것 같은 불필요한 조서를 내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이 잔치가 아주 중요한 군사 작전 전에 사기 진작을 위해 열린 것이라는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이미 선왕 다리오 때 두 번이나 그리스 정벌에 실패했던 터라, 아하수에로 왕은 단단히 벼르고 준비했고, 전군 지휘관과 신하들을 모두 모아 놓고 힘을 북돋우고 사기를 높이는 출정식 잔치의 클라이맥스에서 왕후 와스디를 불러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란 말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에스더서 전반에 '복선'이 깔려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하나님은 이야기 전면에 등장하시지 않지만, 이 모든 배경 속에 보이지 않게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방법 중에,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것도 일맥 상통하는 뜻입니다. 이미 지으신 만물을 통해 온 우주 만물의 찬양을 받으시는 하나님께서 (시편 19편 참조), 오늘 어떻게 우리 삶의 주변에서 역사하시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들어볼 일입니다. 에스더를 왕후의 자리에 오르게 하신 하나님은 과연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 걸까요?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포로기 이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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