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이들이 '말모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큰 애가 뜬금없이 질문했습니다.
"아빠, 우리가 어떻게 한국인이란 걸 알죠?"
급작스런 질문에 교과서적인 답을 합니다.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니까, 특히 우리는 단일 민족이니까 생김새나 여러 가지 유사한 것을 공유하겠지." (지금은 다민족 사회로 변해가고 있지만...)
"그럼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배워서 그렇게 되는 건가요...?"
질문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역사를 공유하는 것도 얹어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각 시대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던 사람들이 그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그것을 공유하는 개인, 공동체, 사회, 민족이(,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국가까지)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설명했습니다. 대학 시절에 '한국전쟁(6.25)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사회심리 차원에서 공부하려고 했을 때, 이해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었습니다.
큰 애는 사실 5살부터 캐나다에 살면서 이곳 시스템 속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이기 때문에 2세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 아이가 말모이와 같은 영화를 보고, 자신도 한국인/한민족으로서 '그 무엇'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자기 안에서 이뤄진 것인가 궁금해졌던 모양입니다. 아주 선교적이고 성경적인 의미를 담은 대화였습니다.
Hidden Worldview의 저자 Wilkens와 Sanford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Dr. Steven Green의 세계관 모델을 인용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이야기(story)로서의 성경'과 그것에 기초한 성도의 정체성'(idnetity)을 세계관의 핵심으로 보았습니다. 세계관은 딱딱한 논리적 서술이라기보다, 우리 인생들의 이야기 속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나온다는 것입니다.
신명기에는 유명한 구절 "쉐마(들으라) 이스라엘" 구절 말고도, 너희 '자녀에게' 율법의 말씀을 가르치라는 말씀이 자주 등장합니다 (4:9-10, 6:7, 11:9, 31:13 등등). 6장의 20-21절을 보면 문답식으로 자녀가 묻고 부모가 답하라고 하십니다. 재미 있는 것은 20절에서는 규례와 법도 등과 같은 추상적 말들로 질문하지만, 21절의 답은 그들이 직접 체험하여 알고 있는 하나님의 구속과 회복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선교를 전통적 의미에서 소수의 파송 받은 사람들만 오지에 속한 곳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선교라고 오해해선 안 됩니다. 하나님의 선교를 큰 그림/개념으로 보면, 역시 하나님백성의 선교 역시 그렇습니다. 언제나 보내심 받은 곳에서 시대와 장소의 상황에 맞게 복음의 증인이 되는 것이 선교입니다. 결국 성경적 세계관을 가장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잇는 것은, '하나님의 이야기로서의 성경'의 이야기를 자녀들과 열심이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간증이고, 그 무엇보다 체계적인 세계관의 틀이 됩니다.
이제 자녀는 우리 손자녀에게 무어라고 이야기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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