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7 03:52
역대기의 관점이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모두 함께 회복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8/13일 묵상글 참조), 여호사밧이 북이스라엘과 연합하여 지낸 것은 긍정적인 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두 차례나 선지자를 통해 책망했고, 그의 도모한 바가 실패한 것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더욱이 아합의 집과 연혼의 씨를 뿌린 것이 얼마나 쓴 열매를 맺게 되는지를 21-22장에서 보여줍니다. 북이스라엘 아합과 요람의 집에 악의 축 이세벨이 있었다면, 남유다 여호람과 아하시야의 집에는 이세벨의 딸 아달랴가 있었습니다.
남유다가 아합의 집처럼 된 결과는 자손의 복과 주변 나라들의 통치와 안식의 복이 거둬지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먼저 여호사밧은 많은 자손의 복을 얻었지만, 자식들과 손주들이 정쟁으로 (21:4), 병으로 (21:15), 전쟁으로 (21:17), (북이스라엘의) 모반으로 (22:9) 차례차례 다 죽게 됩니다. 더욱이 그의 증손 대에서, 그가 북이스라엘과 연혼하여 좋은 마음으로 데려온 며느리, 이세벨의 딸 '아달랴'의 손에 요아스 하나만 남고 다른 손자들이 다 죽어나갑니다 (22:10). 또한 주변 나라들이 남유다의 통치권에서 벗어납니다 (21:10, 16, 6/26일 묵상글 지도 및 설명 참조)
특이한 것은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선지자 엘리야가 남유다 왕에게까지 하나님을 말씀을 써보내 경고한 점입니다 (21:11-15).1 가장 악한 왕의 시대에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회개를 촉구하심을 많은 능력으로 전한 선지자의 대표 엘리야를 북이스라엘에 보내셨던 것처럼, 아합의 집처럼 된 남쪽 유다에도 엘리야의 편지를 통해 동일하게 회개를 촉구하셨던 것입니다. 결국, 역대기는 남과 북이 하나로 회복되는 것에 대해, 연혼을 통한 정치적/군사적 동맹이 아니라, 회개를 통해 진정한 하나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었음을 역대기 기록 당시의 하나님 백성들에게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진정한 연합의 의미는 회개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되는 것입니다.
1. 엘리야는 아합과 그 아들 아하시야 시대에 활약한 선지자이고, 그의 후계자인 엘리사가 이미 북이스라엘 요람(/여호람) 왕과 남유다 여호사밧 왕 때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모압이 북이스라엘의 수하에서 벗어났을 때, 요람과 여호사밧과 에돔과 연합하여 길르앗 라못을 치려고 했을 때 에돔을 우회하여 행군했고, 이 때 물이 없어 곤고해 지자 엘리사를 찾아 물은 적이 있습니다 (왕하 3:11, 12). 따라서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 왕 때 엘리야가 편지를 보냈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은 이야기가 됩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엘리야가 하늘로 불려 올라가기 전에 미리 유다(왕 여호람)의 배교를 내다보고 써놓은 혹은 다른 사람을 통해 기록된 편지가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로 왕하 8:16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여호사밧과 여호람의 공동 통치 기간이 있었음과 (5-6년), 또한 엘리야의 승천이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기 보다는 의미 순으로 기록되어 있고 엘리사와 공동으로 사역한 기간도 있다고 보면, 혹시라도 엘리야가 직접 써보낸 편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엘리사를 엘리야로 잘못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