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3 16:49
12-14 장에는 요한계시록의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세계가 짝을 이뤄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과 천사와 그 백성들의 세계와, 하나님을 거역하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마귀와 그에게 부화뇌동하는 세상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용으로 표현되는 사탄과 그에게 권세를 받아 세상을 다스리는,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과 땅에서 나온 짐승이 마치 성삼위 하나님에 대응하는 악의 삼위일체처럼 표현되고, 자신들을 표현하는 우상을 만들게 하여 사람들로 섬기게 합니다. 이들은 다 이름으로도 표현되고 그것이 각 사람에게 징표가 됩니다.
용과 두 짐승과 이들을 따르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을 비방하는 이름이 있고, 그들 스스로 강한 제국을 이뤄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이 세상에서 일하고 먹고 살 수 없게 만듭니다.1 용은 바다와 땅에서 올라온 짐승들에게 큰 능력과 권세를 부여하여, 세상 사람들이 짐승들이 행하는 기적을 보고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죽은 것 같았으나 살아난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과, 그와 똑같이 능력을 행하면서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을 경배하게 만드는 땅에서 올라온 짐승은 마치 증거의 영을 받은 듯합니다. 성자와 성령에 그대로 상응하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용은 당연히 성부에 상응하는 영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이 세력들이 물리적인 힘으로는 성도들과 싸워 이기며, 나아가 각 족속과 백성과 방언과 나라를 다스리기까지 합니다 (13:7).
그러나 눈에 보이는 이 세상 위에, 삼위 하나님과 천사들과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온 하나님의 천국 백성들이 다스리고 있는 천상세계가 실재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천국백성들은 어린양의 생명책에 그 이름2이 기록된 사람들이며 (13:8), 그 어린양의 피와 증거의 말씀으로 세상의 물리적인 힘에 맞서 죽기까지 싸워 이긴 사람들입니다 (12:611 참조). 그들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비방하며 스스로 하나님이라 자처하여 우상3으로 나타난 바 되는 이들과 달리, 그 이마에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이 써있습니다. 요한계시록은 바로 이 천상의 실재를 우리 눈에 보여주며,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증거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승리한 자들임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1.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을 로마제국으로 보고, 특히 일곱 머리 열 뿔을 10 황제들로 보는 견해가 강합니다. 더욱이 죽은 것 같았으나 살았다는 표현을 통해, 그것이 네로 황제가 다시 살아나서 자기를 거역했던 자들을 치러 돌아온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참조하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 이름의 알파벳 숫자를 더하면 (gematria) 666이 되어 13장 전체 내용에서 이 역사적 배경에 대한 암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네로 황제의 이름을 히브리식으로 음역하면 네론 케자르, נרון קסר, NeRON QeiZaR 가 되며, 각 자음의 알파벳 숫자를 더하면 50+200+6+50+100+60+200=666 이 됩니다.)
짐승의 표를 받지 않은 자들이 매매하지 못 하게 했다는 말은, 버가모 교회나 다른 교회의 예와 마찬가지로, 황제숭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수공업자 조합(길드)에 끼여서 일하거나 장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협하게 되었던 당시 상황을 금새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말입니다. 계시록의 이야기들은 이처럼 과거/현재/미래가 다 중첩되어 있는 것임을 항상 유념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오늘 요한계시록을 읽는 우리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2. 요한계시록에서 이름은 몇 가지 뜻으로 사용되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a. 인격/신격을 대신하는 말
예수님의 이름/주의 이름 = 2:3, 13, 3:8, 3:12, 11:18, 15:4
하나님의 이름 = 3:12, 13:6, 16:9,
(새 예루살렘의 이름 = 3;12)
b. 호칭으로서의 '이름' (3:1, 그러나 상징적으로 살아 있는 자란 뜻)
c. 상징적 이름
청황색 말 탄 자의 이름 = 사망 6:8,
백마 탄 자의 이름 = 충신, 진실 19:11 (분사형), 19:12,
(계속, 피뿌린 옷의 이름 = 하나님의 말씀 19:13,
옷과 다리에 쓴 이름 - 만왕/만주의 주 19:16)
별의 이름 = 쑥 8:11,
아바돈/아볼루온=파괴자 9:11,
짐승 머리에 쓴 이름 = 신성모독 13:1, (<-- 하나님 이름 훼방 13:6), 17:3,
음녀 머리에 쓰인 이름 = 비밀/바벨론/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 17:5
생명책에 기록된 이름 = 하나님의 백성/구원받은 자, 3:5x2, 13:8, 17:8
짐승의 이름 666 = 하나님 거역의 표징, 13:17, 14:11, 15:2,
어린양의 이름과 그의 아버지의 이름 = 구원받은 자, 14;1x2, 22:4
새예루살렘 열두 문 위에 쓰인 이스라엘 열 두 지파 이름 21:12x2
새예루살렘 성곽의 열 두 기초석에 쓰인 12 사도의 이름 21:14
d. 사람의 수를 대신하는 말 (몇 명 = 몇 이름 3:4, 칠 천 = 칠 천 이름 11:13,
3. 당시 로마의 황제 숭배를 상징하며, 일곱 교회에게 보낸 편지 중에 버가모교회를 생각나게 합니다.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으로 표현되었는데 (2:13), 그곳이 바로 로마 황제 숭배의 중심지(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로마 황제 숭배 신전이 세워진 곳)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폼페이 근처의 한 신전에서 발견된 중심방들을 보면, 헤라클레스가 로마 황제로 비유되어 신격화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상이 말을 하고...' 등에 대해 신을 인간처럼 표현한 그리스 신화와 황제를 신격화한 황제 숭배가 잘 겹쳐서 표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예전 바벨탑, 애굽부터 바벨론, 로마까지 계속되어 온 황제 숭배의 전통을 그래도 보여주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