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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용어 중에 사랑, 죄, 의, 대속/속죄, 은혜, 세례, 등등 "성경에서 신학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담긴 용어들"을 가리켜 주요 용어 (key terms)라고 합니다. 이런 용어들을 번역할 때 단순히 대상 언어와 문화에 적절하게 그 의미를 잘 전달하는 적절한 단어를 찾는 것에서부터, 언어 공동체의 주도적 성경번역 사역과 주인의식 고취, 나아가 그 민족 안에 있는 여러 다른 교단들의 화합까지도 이끌어내는, 뜻깊은 결과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일례로 남부 베닌 언어에서 '세례'라는 단어를 번역하려고 했는데, 이미 그 언어에서는 '머리에 물을 뿌린다'와 '머리를 눌러 물에 잠근다'는 두 용어가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부 베닌어로 성경번역이 시작되지, 상징적으로 물을 뿌려 세례를 주는 교단과, 온 몸을 물에 잠궈 세례를 주는 교단에서 자신들의 신학적 해석이 담긴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앞으로 번역될 성경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과연 어떤 단어로 번역하기로 했을까요? 두 단어 모두 배제하고, 과연 이 행위로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미를 찾아, '하나님의 물로 씻는다(/목욕한다)는' 말로 번역해서, 다른 신학적 해석을 하는 교단들이 화합하고 협력하는 결과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신약 성경 번역을 위해서는 적어도 150개 이상의 주요 용어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돈 리차드슨의 화해의 아이와 같은 책에서 잘 나타나듯, 구속적 유사라는 표현처럼, 대상 언어에 적절한 용어를 찾아낼 때, 그 언어/문화가 구속되는 놀라운 결과도 일어납니다. 웍샵을 통해 현지인 사역자들과, 교회/교단 지도자들 등이 결정과정에 동참하고 직접 결정함으로써 그 언어 공동체가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말씀의 뜻이 마음 깊이 와닿게 되면서 자기 언어로 된 성경을 더 잘 활용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2021.10. 21일 SIL 카메룬에서 개최한 화상 세미나 Translating Key Terms in the Bible 발췌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