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5 11:53
로마서는 로마에 있는 가정교회(16:5a 참조)들에게 바울이 쓴 편지로,1 3차선교여행의 반환점이었던 고린도에서 예루살렘으로 출발하기 전에 썼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울은 모든 민족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여 믿고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하는 사람으로 부르심 받은 사도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로마에 있는 가정교회들은 이처럼 유대인 출신과 비유대인 다민족 출신들로 사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었고,2 그들과 바울을 하나로 묶는 것이 바로 이 복음과 믿음으로 순종하는 삶이었습니다.
바울은 여러 번 로마에 갈 기회를 얻고자 했으나 아직도 길이 막혀 있는 것 같지만, 이내 그들을 만나보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이는 이미 서로가 믿음으로 받아 알고 있는 복음을 나눔으로써 서로 위로와 격려를 받고 하나님의 성령의 은혜가 더하기를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9장 이후 후반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러 민족 구성원 간의 문제, 당시 제국의 수도 로마 사회 안에서 천국 시민으로서 정치/사회/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실제적인 문제를 다룸으로써 복음의 신학적 원리와 실천적 삶의 내용을 먼저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이후에 방문이 실현되면 이런 교제를 대면으로 더 잘 나눈 뒤에 로마제국의 서쪽 반 지역에 대한 이후 선교 사역3에 로마에 있는 가정교회들이 마게도냐의 다른 교회들처럼 협력해 주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이 로마서를 썼던 것입니다.
로마서 1:16-17절, "...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는, 당시 로마서를 썼던 전도자/선교사 바울의 핵심 구절이자, 교회 역사에서 종교개혁의 원리였고, 구약부터 신약과 교회 역사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구절입니다. 바울과 당시 로마 교회와 오고가는 모든 세대의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드러난 하나님의 의와 믿음으로 이를 받아 구원받고 풍성한 삶을 현세와 내세에 이르기까지 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로마에 어떻게 가정교회들이 시작되었는지 분명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16:3-5a절에 있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에 대한 언급에서 당시 여늬 주요 도시처럼, 어느 시점부터인가 로마에 가정교회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a 16:5a절에서 "저희 집에 있는 교회" (개역개정에는 '저희 교회'라고만 했었는데, 개역개정에서 원어에 맞게 올바로 번역했음)라고 말함으로써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집에 교회가 있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클라우디우스 황제 때 내려진 유대인 추방령으로 인해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집은 그대로 놓아두고 고린도로 가서 사업을 하다가 바울을 만났던 것이며 (행 18:2), 그의 집에서는 여전히 비유대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로 모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b.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오순절 성령 강림 때 각 지역 언어로 복음 전파를 듣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과 경건한 타민족 출신 유대교 회심자들 가운데, 로마에서 온 사람들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 (행 2:10) 유일하게 로마 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단서입니다.
2. 16장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보면, 당시 유력한 귀족들까지 언급되고 있어서, 노예로부터 귀족까지, 유대인들과 비유대인들 출신 등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교회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아리스도블로는 헤롯 아그립바 1세의 동생입니다 (16:10).
1:5절의 "모든 이방인 중에서..."라는 구절에서, '이방인'에 대한 좀 더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번역은 "민족들"입니다. 15:10절과 같이 일반적으로 영어 성경에서는 gentiles 이방인들이라고 한 것을 한글 성경에서는 '열방'으로 번역한 것처럼, 여러 민족들로 번역하면 오히려 성경의 본 뜻과 선교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본문에서도 1:1-17절 전체의 내용에서 복음이 모든 민족 출신의 믿는 자들을 위함인 것과 로마교회의 구성원들이 여러 민족들인 것, 바울의 복음 전파 대상에 항상 유대인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방인 보다는 중립적인 용어이자 유대인들을 함께 포함한 '모든 민족들 가운데서'라고 번역하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합니다. 그래서 모든 묵상글에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방인 대신 타민족 혹은 여러 민족 등으로 썼습니다.
3. 15:18-24절을 보면, 바울은 어떤 시점에서든지 (일루리곤까지 갔든지 아니면 아가야나 마게도냐 지역의 선교사역으로 인해 또 오가는 사람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짐을 확인했든지) 로마를 중심으로 동쪽의 로마제국 경내에 웬만한 지역에는 복음이 전파된 것을 확인했기에, 로마의 교회들과 교제 후에 그들이 또 로마제국 서쪽 지역의 복음화에 동역해 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