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2 10:34
박요섭, 조선향 동역서신 <한 마음 한 뜻 > 32호 (2016.8)
PDF파일로 보기: Prayerletter 2016-08-25.pdf
‘차라리 혼자 일하는 것이 낫다’ 하실 분들도 있겠지요? 일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곳에서 사역하면서 늘 묵상하게 되는 단어는 ‘함께’ 입니다. 전도서 4장 9절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개정개역)라는 말씀은 이곳 생활에서는 실재(實在)입니다. 거의 모든 일이 ‘두 사람’ 이상이 해야 진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경 번역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기에 반드시 팀이 필요합니다.
훈련 프로그램은 더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5주 동안 현지인 번역자 훈련 과정인 TTC(Translator’s Training Course)가 진행되었습니다. 기간은 짧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는 양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태프들도, 학생들을 돕는 멘토들도, 참가한 학생들도, 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요리사들도 모두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며 ‘함께’했기에 프로그램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더 나아가 우리들만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께서 이번 TTC에서 이루신 것을 보면서 “주님과 함께”함의 중요성을 새삼 더욱 깨달았습니다.
TTC에는 모두 4개의 과정이 있는데, 첫 번째 과정인 TTC1에서는 번역에 필요한 각종 자료들과 사전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를 배우는 학습방법(Study Skills), 여러 언어간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문법을 통해 알아보는 언어발견(Language Discovery), 성경번역의 단계들을 하나씩 배워가며 실제 성경번역을 해보는 번역원리(Translation Principles), 정확한 번역을 위해 성경의 배경 지식을 배우는 성경배경(Bible Background) 등 4과목을 배웁니다. 이번에는 화, 금 저녁에 있었던 성경공부 시간에 성막에 대해 배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카니누와 팀에서는 속테스, 잭, 레비, 실베스터가 참석해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나름 책상에 앉아 강의를 듣는 데 익숙한 저희들에게도 쉽지 않았기에, 마을에서 밭 농사짓고, 바다에서 물고기 잡다가 훈련 받으러 온 카니누와 번역자들에게는 이 훈련과정이 참으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첫 주에 강의 들으랴 숙제 하랴 졸린 눈 비벼 가며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속테스는 잭, 레비, 실베스터를 돕는 멘토 역할을 감당했는데 본인도 공부하면서 도와야 했기에 쉽지 않았지만 끝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잘 이끌어 주었습니다. TTC1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과제로 내준 성경번역을 끝내야만 다음 과정인 TTC2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저희 팀은 룻기와 에스더를 번역하기로 했는데 마을에서 잘 진행이 되어 내년 7-8월에 진행되는 TTC2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 우까룸빠 본부로 올라갑니다. 2달 정도 머물면서 사역에 필요한 자료들을 찾고, 공부하고, 마을 점검이 끝난 구약 일부 말씀을(열왕기상~) 계속해서 살펴볼 계획입니다. 9월말에는 문법 웍샵에 참석하는데 이번 웍샵을 통해 카니누와 문법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그래서 저희 번역팀을 더 잘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그 동안 마을에서 녹음한 마가복음, 사도행전, 요나서 말씀들을 잘 다듬어서 오디바이블(AudiBible)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함께’하심이 더 절실하기에 기도 부탁 드립니다. 계획은 세우지만 주님보다 일이 앞서지 않기를 원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멀리 있는 사람이, 가까이서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 ‘함께’를 외쳐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기도로 함께할 수 있도록 소식 나눠 주세요. 기쁜 소식도, 마음 아픈 소식도 함께 나누며 기도로 만나길 원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주님 앞에 서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8월 26일
파푸아뉴기니 국가 회개의 날
(National Day of Repentance)
박요섭 조선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