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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욥과 친구들의 대화는 2라운드에 접어들었습니다. '나 죽겠네~!' 혹은 '콱 죽어야지~!' 같은 말들이 정말 죽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표현인 것처럼, 앞서 살펴본 욥의 말에 숨긴 뜻은 정말 자신이 완전무결 흠없는 의인이라는 뜻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당한 고난의 이유가 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소망이 없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고난이 마치 지옥을 체험하는 것 같다고 한 것입니다. 

 

엘리바스는 이런 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욥의 말 자체가 욥을 저주하고 그의 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15:5-6). 자신이 하나님을 경외하기를 그칠 뿐 아니라 듣는 이들까지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15:3-4). 더욱이 이 세 사람 중에는 욥의 어버지뻘 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그들보다 더 연륜있는 사람처럼 함부로 말하느냐고 책망합니다. 그리고 17절 이하에서 일반적인 악인과 강포한 자들의 결국에 대해 설명합니다. 욥은 그 부류가 아님을 확신하면서 다시 한번 부드럽게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엘리바스의 논조에서 입증되는데, 자신들의 존재가 하나님의 위로가 되기를 원했고, 그래서 온유한 하나님의 음성이 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15:11).

 

다시 한번 욥과 친구들의 말이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화의 양상으로 보면 표면에 드러난 뜻과 이면에 전달되는 진의(/혹은 저의?)가 어느 정도 전달되는 듯하면서도 계속해서 어긋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아이러니는 결국 쌍방 모두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종국에는 그로 인해 그들의 말에 대해 책망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나마 양편의 진의가 위로받고 싶고 위로하고 싶었다는 점에서, 독자로서 훈훈한 마음을 갖고 욥기를 대할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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