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9 08:36
시편 120-134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부제가 있고, 포로기 이후의 하나님 백성들을 위한 것이며, 보통 세 편씩 묶어서 하나로 봅니다. 이에 따라 126-128편을 하나로 보면, 포로 이후에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126편) 믿음의 공동체 재건 (127편)과 신앙의 공동체가 대를 이어가는 복을 노래하고 기도하는 것(128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포로귀환 이후의 기쁨도 잠시 뿌리고 거두는 곤고한 삶이 곧 이어졌고, 주변 민족들의 방해로 성전 재건에 열심을 내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학개 선지자의 책망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들이 심은 것과 수고한 것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수고한 삯도 구멍 뚫린 주머니에 넣는 것 같은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일을 우선 삼지 않은 까닭이었습니다 (학 1:9, 1-11). 또한 느헤미야 때에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주변 민족의 위협에 늘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는 하나님 모시는 일을 가장 우선 삼은 다윗의 모범과 정 반대되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모시는 일에 열정을 보인 다윗에게, 하나님은 반대로 그의 집을 세워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셨습니다. 또한 주변의 대적에게서 승리하고 평안하게 해주셨습니다. 진정 하나님이 세워주셔야 합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셔야 합니다! 그 때에 진정한 안식이 있습니다 (시 127:2). 자녀는 그 자체가 선물이고, 나아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결국, 하나님을 우선 삼고, 그분이 주인 되시는 가정, 믿음의 공동체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127편 3절에 대한 개역 개정과 개역 성경의 번역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됩니다.
개역: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개역개정: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개역 개정이 히브리어 원문대로 번역했고, 히브리어 원어에는 뒷부분에 '그의'라는 소유격이 없습니다. 개역은 문맥에 따라 여호와께서 '주신' 것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둘 모두 가능한 해석이지만, 개역개정처럼 볼 경우, 결국 하나님의 소유인 것이 분명해 집니다. 가나안 땅 역시 하나님의 것인데, 경작하고 살도록 나눠주신 것(기업)인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