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1 09:43
잠언 20장에는 흥미롭게도 왕에 대한 이야기가 네 번 정도 나옵니다. 왕의 진노를 사지 말아야 하며 (20:1), 왕의 바른 심판으로 악을 흩으며 (8절), 지혜로운 왕은 반드시 악인을 벌해야 합니다 (25절). 그리고 왕은 인자와 진리로 행해야 하며, 인자함을 보여줌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그 왕위가 견고해 집니다 (28절). 28절 내용은 특히 더 다윗을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직접 왕을 거론하지는 않지만 원수 갚는 일을 여호화께 맡기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22절).
사울은 악인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질투심으로 도리어 하나님을 훼방하여 다윗을 죽이려 했습니다. 다윗이 스스로 변호하고 또 요나단이 대신 변호해 준 것처럼, 다윗이 아무런 악을 행하지 않았음에도 진노를 발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이 기름부으신 자를 존귀히 여겨 사울을 해하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은혜로 자기를 배반하거나 혹은 배은망덕하게 행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는 아래 각주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인자와 진리'라는 구절에 담긴 하나님의 뜻과 성품을 잘 받들고 드러낸 모습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다윗을 사울의 손에 내어주지 않으셨고, 십 사람들이나 그일라 사람들, 나발과 같은 예나 사울과 그 아들들이 전사한 마지막 전투에 블레셋 편으로 참여하지 않게 해주신 것처럼, 분을 내거나 혹은 본의 아니게 자기 백성을 해하는 일을 막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사울은 적의 손에 그리고 마지막은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즉 하나님의 마음을 따르는 사람이란 뜻에 걸맞게, 다윗은 하나님의 언약을 귀히 여기고 진실히 행하는, '인자와 진리'로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지키시고 그의 사역을 견고하게 하셨습니다.
구약에 나오는 '인자와 진리' (헤세드 베에메트, חֶסֶד וְאֱמֶת)의 개념과 용례:
이미 말씀드렸던 것처럼, '헤세드'는 언약에 기반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말로
하나님이 인애/인자를 베푸시는 분이므로 하나님의 백성 또한 그런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묵상글을 쓸 때 '인애'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보아스와 룻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다윗 가문의 중요한 전통으로 성경 저자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애에 관해 5/31일자 묵상글, 6/1일자 묵상글 참조, )
아래 용례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님의 성품과 그 성품이 사람에게 표현된 것으로
여러 차례 짝으로 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