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5 07:14
이단들은 기독교공동체 내부와 외부 모두에 해를 끼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와 같아보인다는 점에서 외부인들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외부인들이 이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잘못된 길에 들어서게 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이단들의 부도덕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기독교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게 됩니다. 기독교 공동체 내부에는 와해의 요소가 되어, 시험에 든 이들이나 말씀의 진리에 든든히 서지 못 한 이들을 미혹하여 실족케 합니다.
요한이 이미 마지막 때가 이르렀다 말하는 것은 바로 적그리스도들이 등장한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요한에 의하면 적그리스도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함으로써 사람들을 미혹하는 것입니다. 요한은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너무나 당연한 논리를 가지고 분리주의자들의 잘못을 바로 짚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독생자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아들이 없으면 아버지도 없다는 것입니다 (2:21-24). 그러나 영지주의적 가르침에 미혹되면, 신적인 혹은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은 상합할 수 없으므로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신비의 지식을 안다는 사람들의 삶이 타락하는 것입니다. 영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들 중 일부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신비의 지식을 천사의 비전1을 통해 전수받았다고 했는데, 그들의 삶은 이 세상과 그 세상2에 있는 것들을 사랑했습니다. 즉 하나님을 거스르는 생각을 따라 육체의 정욕과 눈의 호사를 즐기를 것과 돈/영예/권력/성공 등 세상에서의 성취를 자랑하는 삶을 사는 모순을 보이는 것입니다.3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분의 신령함과 겸손하게 말씀을 따라 삼가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닮아가게 됩니다. 영적인 지식이나 힘을 추구하거나 자랑하면서도 말씀을 따라 삼가지 않는 자들은, 정반대로 세상과 세상 것을 사랑하는 적스리스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1. 비전 秘傳. 천사를 통해 전해지는 신비한 지식을 '영지'(gnosis)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경계하는 요한일서에는 '앎'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합니다. 먼저 요한은 이미 직접 주님을 만나 인격적으로, 사역과 능력으로, 말씀으로 그분을 아는 사람입니다. 또한 성도들은 그가 전한 말씀을 알고, 그 거짓없이 증거된 진리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을 알고, 그분을 통해 하나님을 알았습니다. 대체적으로 유대주의 신비사상과 영지주의 사상이 잘 맞닿아 있어서, 베드로후서나 요한일서에서 언급되는 이단적 사상이 바로 유대출신 그리스도인들 중에 신비주의 사상에 빠진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2. 보통 요한 문헌에서 '세상'은 다음 세 가지 의미를 지녔는데, 본문에서는 세 번 째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a. 하나님의 피조 세계(와 그 안의 만물),
b. 모든 사람들,
c. 하나님을 거스르는 세상적인 생각
3.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은 어느 연령 대 누구에게나 있는 것으로, 나이가 든다고 해서 소멸되지 않습니다. 도리어 더 왜곡되고 더 낫고(?) 강한 자극을 탐닉하게 됩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량과 재원과 시간을 좀먹고, 하나님 아닌 다른 것으로 열정의 대상을 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