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3 12:31
9장의 내용은 시대를 훌쩍 건너뛰어 포로에서 돌아와 예루살렘에 정착한 사람들을 열거하고 있고, 그들의 삶이 성전과 예배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돌아온 사람들을 말할 때, 제사장과 느디님 사람들이 먼저 언급되고 (9:2), 이후에 유다와 베냐민 지파 사람들 뿐 아니라,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3). 이는 역대기의 주제 중 하나인 연속성과 모든 이스라엘의 회복과 그들을 통한 열방 회복의 메시지가 암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기 나온 제사장이나 레위 사람들은 포로에서 돌아와 성전 재건이 끝나고, 약 100년 뒤에 다시 예루살렘 성을 재건한 느헤미야 시대의 목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느 11장 참조). 포로로 끌려가 선택받은 민족과 백성으로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지만, 그 백성을 향한 여호와 하나님의 계획과 사랑은 변한 것이 없으며 이 역사가 기록되던 때까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하나님의 다스림이 다윗에게 주신 약속대로 가시적으로 이뤄지길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돌아와 예루살렘에 거한 사람들 중에 북쪽 이스라엘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느디님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 사람들은 기브온 사람들처럼 (수 9:23, 27) 다윗과 솔로몬 시대나 혹은 요시야 시대에 성전에서 섬기도록 '주어진 사람들'로 주로 전쟁 노예 출신들입니다 (왕상5:15, 에 8:20, 대하 26:7). 그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이스라엘의 족보에 등재되었던 것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처럼 흩어진 이스라엘을 돌아오게 하실 뿐 아니라, 모든 열방이 하나님께 돌아와 예배하는 비전이 묻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사 49:6).
느디님은 '주어진 사람들'이란 뜻으로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성전에서 예배를 섬기는 일에 위임되었다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브온 사람들과, 전쟁 노예들이 성전 봉사에 주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유사한 개념인 나실인은 레위 사람들이나 제사장들을 제외한 다른 지파 사람들이 자신을 일정 기간(혹은 평생)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드릴 때 사용된 말입니다. 70인경 등 모든 역본들이 느디님을 'the given' 주어진 사람들이라고 번역했고, 영어 성경은 temple servants라고 한 반면, 흥미롭게도 아람어(시리아어) 성경인 페시타에서는 '우거하는 자/거류하는 자들'(sojourners)로 의역해 그들의 출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 9:25절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