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7 15:30
역대상 17:17절은 재미 있는 구절입니다. 병행구절인 사무엘하를 보면, 마지막 부분이 "주 여호와여 이것이 사람의 법이니이다"(삼하 7:19c)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을 비롯해 여러 역본이 문자적으로 번역해 놓았지만, 해석이 어려워보였는지 영어의 쉬운 성경(NLT)에서는 "누구나 다 이렇게 대해주십니까?"로 번역했습니다. 역대상 17:17절에는 이 대목이 "하나님이여 나를 존귀한 자들 같이 여기셨나이다"로 되어 있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집을 지으려고 했던 순수한 열심을 보시고 하나님이 대신 그의 집을 지어주시겠다고 하신 전체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보면, '하나님의 집을 지으려고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집을 세우실 것이다'라는 좋은 교훈이 나옵니다. 17절만의 맥락, 즉 '보잘 것 없는 나와 내 집을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는데, 영원한 장래까지 말씀하시다니요?'(대상 17:17a-b, 삼하 7:19a-b 의역)라고 한 대목에서 이해하려고 보면, '정말 저를 이렇게 높여주시다니요...... 너무나 황공할 따름입니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사무엘하 병행구절과 연결시켜서 생각해보면, '이 어찌 사람들이 주고받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해석이 덧붙여질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예배당과 교회를 혼동하곤 합니다. 하나님은 예로부터, 건물을 지어달라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아무도 그 어떤 것도 천지만물을 지으신 광대하고 깊고 신묘막측하신 그분을 담을 수 없(고 심지어는 축소시키거나 가둘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님은 오늘 말씀처럼, 그분의 다스리심에 순종하여 그분의 뜻을 드러내는 사람들 즉, 교회를 영영히 세우시고 그들을 통해 그 뜻을 계속 펼치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17장의 내용을 병행구절인 사무엘하 7장의 내용과 비교해 보면, 거의 비슷하지만 위의 예처럼 몇 군데 차이가 나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하 7:11절에서는 "모든 대적에게서 벗어나 평안케 하리라" 말씀하신 것이, 대상 17:10절에서는 "모든 대적으로 복종하게 하리라"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상 17:13절에는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하려니와"(삼하 7:14)란 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를 두고 다윗-솔로몬의 황금 시대를 회복해야 할 이상적인 시대로 갈망했던 역대기의 관점이 숨어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