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4 06:00
시편 91편에는 등장인물이 셋입니다. 먼저 이 시편을 지은 이가 1인칭 화자이고(2절), (원어에는 행위자로만 등장하지만, 우리말 번역에서는 화자로서), 2인칭으로 '너'와 (9절), 3인칭으로 '여호와' 하나님이 등장합니다 (14절). 나의 고백은 너의 고백이 되고, 이처럼 하나님을 체험하여 아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구원과 보호하심과 장수함을 누리게 해주십니다.
시인은 2절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자신의 피난처, 요새, 의뢰하는 분임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 시편 찬양을 듣는 모든 사람들('너' 2인칭)이 그렇게 믿고 따르면, 하나님이 온갖 질병과 적의 공격과 함정에서 우리를 구해내시고 지키십니다. 앞선 시편 90편이 모세의 노래인데, 시편 91편 서문에서는 직접 그 배경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여러 이미지가 광야길을 지나는 인생으로 생각해보고, 놋뱀 사건 때를 일례로 생각해보면 그 내용이 잘 맞습니다. 험난한 광야길 자체에 대한 불평으로 인해,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이 거두어지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변에서 그들의 진영 안으로 몰려들어온 불뱀에 물려 무수히 죽게 되었던 것입니다 (민 21:6).
아하스나 므낫세 왕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이 어려운 때나 혹은 평안할 때나 하나님을 자기 피난처로 삼고 그분에게 피하고 의지하는 것이 당연하거나 자연스럽게 되는 일이 아닙니다. 신앙의 결단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처럼 결단하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며, 그분께 피하여 그분을 체험하고 아는 자들에게 계속해서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구하시고, 높이시고, 영화롭게 하시는 것입니다 (시 91:14-15). 이렇듯 시편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을 체험하는 선순환에 동참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