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3 18:35
욥기는 신원 미상의 경건하고 박식한 저자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기술한 책입니다.1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첫째는 '아이러니'로 독자들에게는 알려지지만, 주인공 욥은 자신이 당한 '고난에 대한 이유'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욥기에서 친구들이 맞는 말들을 하지만, 욥의 경우에는 맞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나오는 사탄은 하나님의 원수 마귀 사탄을 지칭하기보다는, 하나님을 섬기는 천사들 중에 고소하는 '원고'측을 뜻하는 것입니다.
욥기 1-2장은 5 막으로 되어 있습니다. 1막은 욥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라고 소개하며, 그가 잔치 후에 혹 범죄했을까 하여 자녀들을 위해 제사드리는 예를 보여줍니다 (1:1-5). 2막과 4막은 하나님의 궁정 장면입니다. 하나님이 둘러선 천사들에게 욥을 인정하시자, '원고측' 천사가 주신 은혜 때문에 그런 것이라 반박합니다. 이에 하나님은 욥의 소유를 거두는 것과 (2막, 1:6-12), 심지어는 건강까지도 해치는 것을 허락하십니다 (4막, 2:1-6). 그럼에도 욥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주시는 이도 거두는 이도' 하나님이신 것을 수용하며 감내하고 (3막, 1:13-22). 마침내 욥의 아내마저 그를 저주하고 떠나지만, 욥은 끝까지 그의 입술로 범죄하지 않습니다 (5막, 2:7-13).
사실 약탈과 천재지변으로 자녀들을 포함한 재산을 잃었을 때 욥이 보인 반응은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또한 비현실적입니다. 그는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러졌습니다. 극도의 슬픔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당연히 그럴 만하고 또한 그래야 하기에, 너무나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보인 행동이 참 비현실적입니다. 그는 엎드려 절하며 경배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였습니다 (1:20-22). 마찬가지로 기와 조각으로 헌데를 긁으면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입술로는 범죄하지 않았습니다 (2:8-10). 물론 이보다 더 비현실적인 일은 상실과 부당한 죄과를 감당하시는 일에 함께 하신 성삼위 우리 하나님도 계십니다 (빌 2:5-9).
1. 이런 문제에 대해 다루는 신학적인 논의의 한 분야를 신정론이라고 합니다. 신정론에 대해서는 9/17일 묵상글 참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