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5 07:56
시편 92편은 91편에 이어서 '지존자'이신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가까이 하고 그분께 피하는 하나님의 백성(의인)들을 보호하심과 그들에게 복주심이 어떤 것인지를 여러 가지 심상(이미지)으로 표현합니다. 출애굽과 가나안 정착은 성경에서 중요한 모티프(반복 주제)로 시편 90-92편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해보면, 광야길을 지나는 동안의 보호하심(91편)과 그들을 마침내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옮겨 심으시고 그 과정에서, 또한 이후로 그 대적들을 이기고 번성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92편).
지존자, 지존하신 하나님 (엘 엘리온)은 하나님의 여러 별칭 중에 하나로,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복주시는 하나님을 노래할 때 처음 등장한 용어입니다 (창 14:17-22). 시편 91편에서는 그 높으신 분께서 마치 새가 그 새끼를 품듯이 그분의 따스한 날개 아래 품어 은밀한 곳에 숨기시고 보호하심을 노래했다면, 92편에서는 그 높으신 하나님이 의인(하나님을 가까이 하는자들)의 뿔을 높이시고 (10절),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높이 뻗어 자라나게 하신다고 노래합니다 (12절).
또한 궁정으로 상징되는 지존자의 임재 가운데 우리를 심으셨기에, 밤에는 이슬로 아침에는 햇빛으로 부어주셔서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게 하시는데,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주시는 그 은혜가 늙어서도 평생 다함이 없게 하십니다 (2-3, 13-14절). 이는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자에게 고난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치 스데반 집사의 마지막 모습처럼 고난 중에도 그 얼굴에 빛이 나는, 하나님의 임재의 삶을 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