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0 18:37
전도자는 또 다시 지혜에 대해 회의를 품습니다. 도재체 지혜란 것이 쓸모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진정 지혜란 것을 우리가 안 것이고 또 알 수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혜로서 이 세상의 원리를 깨우치고자 했지만, 어떤 이는 밤을 새우면서 궁리했어도 도대제 하나님이 어떻게 행하시는지를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세우셨다고 믿는 왕과 권세 가진 자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하지 않아, 지혜의 가르침과는 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걸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13장에 따르면 하나님이 권세자들을 두신 이유는 (신상)필벌, 즉 악에 대하여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롬 13:4). 그런데 전도자가 가만 살펴보니, 악행에 대하여 속히 벌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선하고 의롭게 살려는 사람들은 실망하고, 악한) 사람들은 더 담대하게 악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악을 일삼는 자가 오래 오래 삽니다 (전 8:11-12a). 전도자가 믿기로는(?) 하나님을 경외하여 의롭게 사는 사람들이 상을 받고, 하나님 앞에 경외치 않는 사람들은 벌을 받아 단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도자가 본 헛된 실상은 의인이 악인이 받아야 할 벌을 받고, 도리어 악인이 의인의 받을 복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그런 것을 알고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게 낫다고 냉소적으로 말합니다. 지혜자가 안다고 하고 설명하는 말들을 전도자도 믿었었는데, 그것이 실제 부조리한 상황에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도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 결론내리고 맙니다 (8:17). 부인할 수 없는 이런 현실 앞에서 믿는 우리라도 우울해지고 낙심되지만, 하나님이 다스리고 계심을 믿으며, 그분을 경외함으로 그분 앞에서 살아가는 삶(코람 데오, 신전의식)의 방향이 맞는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는 곧 여호수아에게 명하신 것처럼 그 말씀을 따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며,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경외하노라 고백하는 것입니다 (수 1:8, 2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