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lovers

한국어

11장에서 전도자는 사람이 하는 농사 일/사업을 예로 하고, 매우 생생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도자의 말답지 않게, 미래의 불확실성에도 수동적으로 가만 있지 말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고, 이것이든 저것이든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해보라는 권유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라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한번 '하나님이 성취하시는 일을 알 수 없다'(11:5), '다가올 (미래의) 일은 다 헛되다'(11:8)라고 말함으로 힘껏 경청하던 우리들을 맥이 풀리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절은 가장 전도자다운 말이기도 합니다. 영어 관용표현(idioms)에서도 'cast your bread upon the waters'라는 말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말고 친절이나 선을 행하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친절과 선행으로 인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2절의 뜻이 암시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표면에 드러나는 뜻은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도자 특유의 비꼬는 어조를 생각해보면 이것마저도 '정말 그게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인가?' 되묻는 듯합니다. 더욱이 호의를 베푸는 것마저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소위 '보험'을 드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들리기까지 합니다 (11:2). 

 

바람에 씨가 엉뚱한 곳으로 흩어질까 염려하여 때가 되어도 파종하지 않거나 다 거둬들이기 전에 비가 올까 염려하여 거두지 않는, 바람과 구름을 살피는 일은 상징적으로 지혜로운 일처리를 뜻합니다. 만일에 대비하여 둘 중에 하나는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둘 모두 잘 건사하는 것 역시, 지혜와 열심을 뜻합니다. 그러나 전도자의 얼음 같은 말이 싸하게 그 열정을 식혀줍니다. 하나님이 어느 것을 성취하게 하실지, 그렇게 고생한 나날들이 어떤 결과를 줄지 모르니, 그저 그냥 사는 것 자체로 즐거워하면 그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 역설적인 것은, 이런 전도자의 어조와 태도에도 여전히 1-2절에 대한 영어 관용구처럼, 긍정적이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는 삶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보다도 그렇게 하나님 앞에서 말씀대로 선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여기기 때문입니다.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성경번역 선교를 위한 주간 기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년1독 월별 묵상글 바로가기 링크 이규준 2023.02.08 4228
공지 Whitmer's 2 year Bible Reading Plan 이상협 2023.01.02 4558
공지 2년1독 성경읽기 안내 이규준 2020.12.29 4174
335 11월 29일 (묵상자료) 아 5:9-6:3 "사랑을 주고 받는 지혜와 기쁨" [1] 이규준 2021.11.29 120
334 11월 28일 (묵상자료) 아 4:7-5:1 "기꺼이 배타적으로 헌신하는 사랑" [1] 이규준 2021.11.29 188
333 11월 27일 (묵상자료) 아 2:8-17 "주께서 내 안에 내가 주 안에" [1] 이규준 2021.11.28 147
332 11월 26일 (묵상자료) 아 1:9-2:7 "언제나 함께 하고픈 사랑" [1] 이규준 2021.11.28 120
331 11월 25일 (묵상자료) 시 143:1-12 "사망의 중력을 이기는 기도" [1] 이규준 2021.11.25 182
330 11월 24일 (묵상자료) -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됩니다. 이규준 2021.11.25 110
329 11월 23일 (묵상자료) 전 12:9-14 "전도서를 통한 교회의 회개와 책무 회복" 이규준 2021.11.25 136
328 11월 22일 (묵상자료) 전 11:9-12:7 "그 때가 이르기 전에, 이르러도" 이규준 2021.11.22 161
» 11월 21일 (묵상자료) 전 11:1-8 "전도자의 냉소가 주는 역설" 이규준 2021.11.22 132
326 11월 20일 (묵상자료) 전 9:13-10:7 "지혜와 부와 권세의 불균형 분배" [1] 이규준 2021.11.20 119
325 11월 19일 (묵상자료) 전 9:1-12 "멀리 계시는 무관심하고 잔인한 하나님?" 이규준 2021.11.20 142
324 11월 18일 (묵상자료) 전 8:3-14 "냉소적 불가지론을 극복하는 신전의식" 이규준 2021.11.20 147
323 11월 17일 (묵상자료) 전 7:1-12 "중도의 지혜 vs 경외의 삶" [1] 이규준 2021.11.20 145
322 11월 16일 (묵상자료) 전 5:8-18 "현실주의자의 만족과 하늘에 쌓는 복" 이규준 2021.11.16 138
321 11월 15일 (묵상자료) 전 5:1-7 "진실된 기도와 삶의 예배" 이규준 2021.11.15 116
320 11월 14일 (묵상자료) 전 4:1-12 "현실의 공백을 여백의 미로" 이규준 2021.11.14 124
319 11월 13일 (묵상자료) 전 3:1-13 "때와 기한: 아는 만큼, 모르는 대로" 이규준 2021.11.13 140
318 11월 12일 (묵상자료) 전 2:15-26 "소소한 기쁨 vs 작은 일에 큰 기쁨" [1] 이규준 2021.11.12 146
317 11월 11일 (묵상자료) 전 1:1-11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삶" 이규준 2021.11.10 138
316 11월 10일 (묵상자료) 시 128:1-6 "지역과 민족과 세대를 아우르는 복" [1] 이규준 2021.11.09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