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5 11:43
예레미야 애가는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로 한 절씩 이뤄진 시로 되어 있습니다. 1~2, 4장1은 히브리어 알파벳 22개에 맞춰 22절이며, 3장은 각 알파벳 당 세 절씩 해서 66절로 되어 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들과 이를 지켜보는 자신의 아픔을 처절하게 그려내면서도, 정제된 시 형태를 통해 담담히 이스라엘의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용서하심과 회복의 약속에 근거하여 소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패하여 황폐한 예루살렘과 피폐해진 그 백성을 여러 종류의 여인에 비유하여 그 수치와 불쌍해진 처지를 한탄합니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과부 같고, 적신이 된 처녀 같고, 강제 노역을 당하는 공주 같게 되었습니다 (애 1:1-9). 보물이 있어도 먹을 것이 없어 살 수 없으니, 도리어 칼에 죽은 자가 겨우 살아남은 자보다 나은 지경이라고까지 합니다 (1:11, 4:9). 성전이 완전히 파괴되었고, 성이 황폐해진 마당에 예배하러 올 자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동료 제사장들과 원로들이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시인의 탄식과 부르짖음 속에서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선지자는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그 백성의 죄악됨을 인정하고 있는 점입니다 (1:18, 20). 또한 이 모든 일들에 자신을 대입하여 이스라엘 모두의 죄와 악을 뒤집어 쓰고, 그들의 고통과 슬픔과 수치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눈물을 쏟으며 하나님께 아뢰고 있습니다 (1:12 이하). 이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므로 징계하셨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원수와 지나가는 모든 자들이 비웃으며 조롱할지라도, 하나님은 그 백성과 택하신 그 곳에 대해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시고, 반대로 그들에게 되갚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친히 우리의 죄악을 담당하시고 하나님께 버림 받으셨던 주님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입니다 (사 53:12, 눅 22:37 참조).
1. 5장은 알파벳 순서의 acrostic 구조에서 벗어나 있어서, 이미 그 구조 자체로도 1장과 대를 이루는 의미에서 멸망 중에도 하나님의 약속과 구원을 바라는 모습과 여전히 혼돈 가운데 있는 모습이 함께 표현되고 있으며, 그렇게 하나님 앞에 우리의 모든 죄악과 그로 인한 결과 가운데서도 아픔을 표현하며 주님 앞에 살게 돕습니다.
2. 애가서의 대차구조 분석 (chiasm)
A. 딸 시온 (3인칭), 파괴되고 황폐함 (1:1-11)
B. 시온 자신 (1인칭), 멸망과 배반 당함: 돕거나 위로할 자 없음 (1:12-22)
C. 여호와 그분 (3인칭), 진노하심으로 이 일을 일으키심 (2:1-8)
D. 그들 (3인칭), 왕족/시녀들/젖먹이는 자들, 자녀들, 어미들이 고난 당함 (2:9-12)
E. 너 시온 (2인칭), 여호와께 부르짖어야 (2:13-22)
F. 여호와 그분 (3인칭)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 (3:1-20)
X. 여호와의 크신 사랑 (3:21-32)
F’. 여호와 그분 (3인칭), 인생들을 괴롭게 하심 (3:33-39)
E’. 여호와 님 (2인칭)께, 내가 부르짖음 (3:40-66)
D’. 그들 (3인칭) – 왕족/시녀들/젖먹이는 자들, 자녀들, 어미들이 고난 당함 (4:1-10)
C’. 야훼 그분 (3인칭), 진노하심으로 이 일을 일으키심 (4:11-16)
B’. 시온 사람 우리 (1인칭), 배반과 멸망 당함 (4:17-22)
A’. 시온 사람 우리 (1인칭), 파괴되어 황폐함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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