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8 20:50
예수님이 재판 받으시고 십자가 고난 받는 내용을 기록하는 23장에는 아이러니와 에코가 울려납니다.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예수님을 고소하고 빌라도에게 강청하여 사형을 이끌어내며 득의한 듯하지만, 그것마저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는 것이며, 세 번이나 계속되는 빌라도의 무죄선언과 (23:4, 14, 22), 그분의 왕되심이 빌라도와 십자가의 명패와 강도 중 한 사람의 고백과 로마인 백부장의 입으로 반향처럼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23:2-3, 37-38, 41-42, 47).
잡히실 때부터 아무런 능력이나 기사를 행하지 않으시고, 이어지는 모든 조롱과 비난에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주님의 모습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는 일이 어쩔 수 없어 당하는 일이 아니라, 당신께서 스스로 자처하신 일이며, 소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허용하시는 모습인 것을 보여줍니다. 더욱이 십자가 상에서 자신을 못박고 조롱하며 욕보이는 사람들을 향하여 대신 죄 용서를 비는 모습을 통해, 십자가 죽음의 본질이 모든 민족/인류를 향한 그분의 영원한 대제사장 되심과 대속 제물 되심임을 보여주십니다 (사 53:8, 11-12 참조).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지도자들과, 장로들과, 헤롯과, 빌라도, 군인들과, 조롱하는 군중, 십자가 상의 강도 중 한 사람 등 주님의 십자가 목적을 이루는 일에 부정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사람들과 달리, 여인들과, 강도 중 다른 한 사람과, 형을 집행한 로마 백부장과, 아리마대 요셉 등이 주님의 목적을 이루는 일에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로 제시됩니다. 이들의 고백과 행위를 통해 주님의 의로우심과 왕되심이 다시 한번 선포됩니다. 이제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부활과 이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될지 다시 기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