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1 05:25
잠언 마지막 장 31장은 '르무엘의 잠언'이라고 되어 있고, 특히 1-9절은 더 정확히 말하면, 르무엘의 어머니가 그에게 주신 가르침입니다. 르무엘은 이스라엘 왕의 목록에 없는 것으로 보아, 개종한 타민족의 왕으로 보이며,1 그 뜻은 '하나님께 속한/드려진' 입니다. 2절 말씀과 맥락을 같이하여, 그의 믿음의 어머니에 의해 마치 사무엘처럼 서원을 통해 받고 드려진 아들이었던 것을 알게 됩니다.
믿음의 어머니는 왕으로서 아들에게 맡겨진 사명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괴롬받는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송사를 잘 듣고, 특히 힘이 없어 자신의 사정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자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백성들을 착취하고 무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고대 제국의 왕들을 생각해보면, 하나님 백성의 왕 됨의 의미는 백성들이 말씀으로 잘 살아가도록 섬기는 자리에 있는 점입니다. 술 취하고 여인에게 빠지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잊고, 이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기에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주님의 통치를 받으며, 그분의 통치가 우리 각자의 삶에서 이뤄지게 하는 왕같은 제사장으로 살아야 합니다. 돈 섹스 권력 등은 이 세상에서 필요한 것이면서도 성도가 쉽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옭아매는 권세가 있습니다. 리차드 포스터는 이런 것들에 대해 정절과 절제 / 단순한 삶과 풍성한 나눔 / 겸손과 섬김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가르침은, 술취함에 대해 오히려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는 바울의 권고를 기억나게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덧입혀져, 그분께서 우리 삶에 그분의 뜻이 이뤄지는 천국이 임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 델리취와 같은 학자는 가르침으로 번역된 히브리어가 지명을 가리키는 대명사 '맛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이스마엘 자손 중에 하나로 보기도 합니다 (창 24:14, 대상 1:30). 다만 학자들은 30:1절에서도 같은 단어가 사용되어, 아굴의 '잠언'이라고 하고 있는 것을 보면, 31:1절로 르무엘의 '잠언'으로 보는 게 더 맞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