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3 15:42
요한복음은 예수님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이 성육신1하신 하나님이시고, 구약에서 약속하신 '오실 분'2 곧 메시아/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함으로써, 이 복음의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에게 그를 믿음으로 영생을 얻게 하기 위해 쓰여진 책으로 (20:31), 예수님의 사랑하시는 그 제자 곧 요한이 쓴 것입니다 (21:20, 24). 1:1-18절은 서론 부분으로 본래 계셨던 바 창조의 주체셨던 말씀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셨고, 세례 요한이 그분이 바로 메시아이심을 증거했다고 밝힙니다.
요한복음의 서론 부분에 정말 강력한 메시지가 여럿 담겨 있습니다. 첫째로 성자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과, 그분이 성육신하여 창조의 말씀(/지혜)과 생명의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이며 (기독론), 둘째로 그분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는 자는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는 새창조의 역사를 맛본다는 것입니다 (구원론). 셋째로 그 일에 혈통/육정/사람의 뜻이 개입될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분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교).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셨는데, 그것을 요약한 말이 은혜와 진리입니다. 구약에서 흔히 짝으로 등장하는 인애와 진리의 헬라어 표현으로, 값없이 베푸시는 사랑과 소위 공의로 대변되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합한 것입니다 (1년차 6/21일 묵상글 참조).3 구약에서는 도저히 마주할 수 없었던 하나님의 영광이었는데, 그분이 친히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셔서 우리 가운데 함께 거하시며4 그분의 영광을 보게하신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요. 또한 그 내용이 공의만이 아니라 사랑이기도 해서, 우리가 그분의 임재 안에 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 요한은 예수님의 등장부터, 그분이 성육하신 하나님이신 것을 선포합니다. 흔히 언급되는 것처럼 헬라 철학에서 여러 복합적인 의미(말, 대화, 진술, 연설, 이야기, 언어, 대화 과정, 대화에서의 논리 등등)를 갖고 있고, 포괄적으로는 '세계의 실재를 대변하는, 우주 이성'으로 이해되는 '로고스'를 차용하여 구약의 개념인 하나님의 말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은 잠언의 지혜와도 동등하게 볼 수 있는데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것과, 지혜와 명철과 지식으로 땅과 하늘과 바다를 세우시고 (잠 3:20-21), 그 지혜가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시고 창조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잠 8;20-31).
2. 요한복음에서 '오시는 이/오실 이'는 메시아를 뜻하는 말로 일관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1:15, 27; 3:31; 6:14; 11:27; 12:13; 비고. 히 10:37; 요 2:7, 계 1:4).
3. 우리말 성경에서 '헤세드'에 대해 삼상 2:5, 15:20 등에서 '은혜'라고 번역했지만, 헬라어 구약인 70인경에서는 신약에서 흔히 은혜라는 말로 번역된 '카리스(χάρις)' 대신 '엘레오스(ἔλεος)'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미상 같은 뜻임을 학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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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거한다'(요 1:14)는 표현은 히브리어 동사로 하나님이 성막을 이스라엘 진영 가운데 세우실 때와 같은 표현입니다. 즉,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그분의) 장막을 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따라서 모세 때에는 구름과 불기둥으로 상징적으로만 임재하셨던 하나님이 사람의 몸으로 인생과 함께 거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주님이 우리와 이미 함께 하셨기에 그분의 십자가로 성소의 휘장을 찢으셨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