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3 23:00
위임식에서는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제물을 살랐"는데 (9:24), 나답과 아비후가 잘못된 불을 사용했다가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켰"습니다 (10:2). 전자의 경우 백성들이 직접 목도하여 놀랐지만, 후자의 경우 백성들은 후문으로 놀랐을 것이며 오직 당시에 번을 서던 주변 사람들만 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즉각적으로 심판하신 것이 매우 충격적입니다만,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
먼저 우리 사람들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그 죄로 인해 죽어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범한 결과 바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제물은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떨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참조: 사 6:5). 둘째로, 책임 맡은 자들은 그 특권에 맞게 더 큰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에 바로 맞닥뜨려 살며 섬기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제사장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 행해야 하고, 거룩함과 정결함을 지켜 모범이 되어야 하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잘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10:9-11).
모세는 아론과 그 다른 두 아들에게 어설픈 장례와 애곡 코스프레를 금지하면서, 성별된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을 숙연히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막중한 책임을 두렵고 떨림으로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신약시대에 믿는 이 모두에게 성령을 부어주시고, 거룩한 제사장의 책임을 감당케 하셨음을 기억합니다. 놀라운 특권이자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야 할 엄중한 책임입니다.
히브리어 어순으로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삼켰다"까지, 9:24절과 10:2절이 동일하게 표현되었습니다. 하나님 스스로 당신의 거룩하심과 권위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여기 사용된 히브리어 단어 אכל 의 기본 뜻은 '먹다' 입니다. 대부분 영어 번역은 두 곳 모두 '살랐다'(burned up / consumed)로 번역한 반면, 우리말 성경은 9:24절에서는 '살랐다'고 번역했고, 10:2절에서는 '삼켰다'로 맥락에 따라 다르게 번역했습니다. 10:5절에 옷을 입은 채로 들려나간 것을 의식한 대목입니다. 헬라어나 라틴어 성경은 양쪽 모두 "삼켰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